일상사 70

기억 하나

1998년 인가? 9년인가? 잘 모르겠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 인터넷이 개통되었다. 사실 1991년도인가에 286 컴터를 구입했지만 오락 '프린스'한 것과 도스 명령어 공부 쩜 했던 것이 다였다. 그 정도만 가지고도 회사에서는 '컴터박사'정도로 통했다. 90년대 중반쯤에는 정모 전산실장이 전산요원으로 강력 추천했다는 비화도 뒤에 들었다. 나를 대단히 아껴 주셨는데. 아 무튼 회사 pc로 하는 인터넷은 때로 나를 날밤 새우게도 했는데, 그럴 즈음 딴지일보를 알게 되었다. 그게 99년도 말이지 싶네. 딴지 독투-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완존히 맛이 간 게시판이었지^^-에는 1분에 10개 정도 게시물이 올라오던, 어찌보면 다덜 광적인 상태가 아니었나 싶다. 생각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인터넷 베타테스터인 듯 하기..

일상사/잡담 2005.09.17

거지 근성인가, 조폭 정신인가?

가전에 삼사가 있었다. 금성, 삼성, 대우였지. 사실 금성은 믿을 만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다. 우리 집에 `60년대식 금성 선풍기가 `80년대에 있었는데 하도 고장이 안나서 그냥 버린 적이 있다. 소리가 좀 많이 났지만 그건 들기름이라도 바르면 언제든 멈출 것이었는데. 아무튼 그 귀한 걸 걍 버렸다. 알다시피 `80년대는 풍요로왔기 때문이다. 대우의 워크맨형 카세트를 산 것은 군 GOP에 있을 때 '황금마차'를 통해서다. 그 때 월급이 한 4~5천원 되었을 때인데, 거의 5만원 넘어하는 것을 덜컥 사 버린 것이다. 구입 후 2~3일이 지나 휴가를 가게 되었는데, 고속버스 안에서부터 안되기 시작했다. 졸라 열받아서, 별노무 소비자센타에 다 연락을 해도 '모린다'는 소리였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연결되..

일상사/잡담 2005.07.30

skyang...명복을...

양신규 박사, skyang이 세상을 떠났단다. 사이트에서 이런저런 갑론을박하던 게 엊그제인데. 하늘나라에 가면 우울도 없고 다툼도 없을까? 모쪼록 그런 나라에 먼저 가 계시길.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글도 최근에는 섞어 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예전에 어떤 글을 어떻게 섞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데 좀 허전하다. 그는 이세상에서 더 할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많이 아쉽네. 나는 할 일도 없는데도 꾸역꾸역 사는데 말야. 게시판 쌈질 참 함부로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명복을.

일상사/잡담 2005.07.23

개구리 해부도

"잠은 오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이건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A≠A라는 말과 같으니 말이다. 지금이라도 누우면 바로 잘 것 같은데, 막상 눕기도 싫고 누워도 한참을 뒤척이게 된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그렇게 사흘 밤낮을 새운 적도 있다. 육신이 물리적으로 도저히 잠을 참을 수 없을 때 잠시 누워 또 뒤척이다가 두세 시간 자고 일어나 멍하니 있기도 하고. 증세로 보면 불면증이지만, 불면증은 자려해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일테고.. 나는 자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지 않으려 하지. 혹시 거면증(巨眠症)이라는 낱말이 있나 찾아보니 나와 비슷한 사람이 지어내어 블로그에 적어 놓은 것 하나가 나온다. 백과사전 [정신질환]항목을 찾으니 '거절증'이라고 있는데, 넓은 의미의 ..

일상사/잡담 2005.07.22

박근혜와 여걸식스

을 오랜만에 돈 주고 사 보았다. 특집에 개그우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생각할 것이 많다. 개그우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온갖 전통적이고 고질적인 편견의 농축은 읽는이를 외려 슬프게하는 반개그적인 면이 있다. 사회에서 가장 스폿라이트를 받는 것 같은 그녀들이지만, 그 인기의 기초에 진정한 인간미가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 진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닌가? 또, 그래야 진정한 스타가 아닌가? 며칠 전 강준만이 에 쓴 글이 "노 정권이 오늘의 박근혜 만드는데 일조"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된 것을 보았다. 아마 그 제목이 강준만의 글을 확실히 요약한 것은 아니리라 믿는다. 단지 말초적인 제목을 뽑다 보니 그리 되었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그리고 그 제목 자체가 그..

일상사/잡담 2005.05.25

공주님께 제안/ 그렇다면 전자칩을 히로뽕환자에게 먼저 채우셔

얼마전 한나라당의 박근혜가 성폭행범에 대한 칩을 이야기 했겠다. 추적을 하겠다는 얘기겠지. 뭐, 나는 거기에 가치판단은 없다. 하지만 그거는 동생에게 먼저 적용해야 할 것은 아닌지 싶다. 중독성이나 범죄성립요건에서는 그게 우선 아닌가? 또 지금은 범죄가 되는 성매매방지법의 위반은 얼마나 많았던가? 강간범에게만 전자칩을 채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중독성이 강한,,, 법률로 정한 죄를 지은 넘들에게 칩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배냇옷을 들고 웃는 공주님을 보고 걍 생각해 보았다.

일상사/잡담 2005.05.12

비망(備忘)

비ː망(備忘)[명사] (기록을 하거나 하여) 잊어버렸을 때를 위하여 대비하는 일. 나의 학교 생활에 존경하는 스승은 단 한 분이다. 그 분은 생물선생님이었는데 이 세상 모든 상식에 막히는 바 없는 그런 분이셨다. 피아노도 잘 치고, 자동차 정비에 일가견이 있었으며, 기타 연주는 지금 생각해도 매우 수준급이었다. 말씀을 잘 안하셔서 그렇지 물어 보면 모르는게 없을 것 같던 선생님. 자격증만 수십 개라고 했던 전설의 샘. 그 선생님의 다이어리의 표지에는 크게 적혀 있었다. '雜'이라고. 그 밑에 조그마하게 적혀 있었다. 備忘이라고. 지금 생각하니 잡스러운 것일 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고, 그 분의 생각을 약간이나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분은 내가 학교 졸업한 이후 건강의 어려움을 겪다가, ..

일상사/잡담 2005.03.29

여섯 다리 건너면 모두 '안면'트는 사이

서양 속담에 그런게 있다고 합니다. 지금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케빈 베이컨 게임은 ‘여섯 다리만 건너면 지구 위에 사는 사람 들은 모두 아는 사이(Six Degrees of Separation)'..." 라는 말이 있군요. 사실 이거 뭐 색다른 사실도 아닐겝니다만, 약간은 신기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나만 그런가? -.-; 며칠 전에 뭔 tv프로를 보니 실증을 하더군요. 강원도 고성에 사는 어떤 선생님과 마라도에 사는 어떤 해녀가 식스 디그리에 얽히냐...진짜루? 얽히더군요. 강원도 고성은 제가 군생활을 한 곳이기에 얼마나 깡촌인지 알고 있고, 마라도 또한 격오지의 대명사일진대 그리 연결되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그 프로에서 홍혜걸이 그러더군요. "한 사람이 100명을 안다고 생각하면 두 번 째 ..

일상사/잡담 2005.01.29

이상한 여론조사 신봉자들

이 쟁토방에 무슨 박정희에 안 좋은 내용이 나오면 누군가 꼭 올린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한 넘은? 1위 박정희 근데 이런 여론조사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서로가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묻는' 질문에는 방글라데시가 아마 1위 아니면 2위일 것이다. 글고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같이 포함시키는 설문 보기가 어떤 효용이 있을까? 아마 이런 것은 효용이 있을 지 몰라. 다음 중 가장 지독한 독재자는? 1. 이승만 2. 박정희 3. 전두환 4. 노태우 라든지 다음 중 사람을 개잡듯이 잡은 사람은? 1. 박정희 2. 김대중 . . 뭐 이런 식의 설문이 맞는게다. 조중동의 끗발에 여론조사기관의 알만한 새끼들도 더러운 칼춤에 함께 놀아 난다. 하긴 그게 아직까지의 우리나라 모습이고..

일상사/잡담 2004.08.11

그게 얼마나 암울한 이야기인줄 알아요?

1974년 겨울인가? 어쨌든 동아일보 광고사태 때 였지요. 초등학교 겨울방학을 맞아 대전 할머니 댁에 있던 나는, 고모들 심부름해서 용돈 받는 재미(그 때는 '티눈고'라는 티눈치료제가 깡통식으로 나와서 거기에 동전을 넣으면 뿌듯했지요) 고구마 삶아서 김치 얹어 먹는 재미, 망하신 할아버지 회사 전표 뒷면에 낙서하던 재미 등등을 만끽하고 있었지요. 지금은 경망스러울 정도로 그 때가 그립습니다. 어쩌면 고향의 모습이겟지요. 물론 저도 지금은 찾을 수 없습니다만... 당시 미혼이셧던 고모 세 분이 저와 형을 불러서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아마 그 때 당시 중구 은행동이었을 거에요. "여기여기 동아일보 대전지사에 가서 이 봉투를 전하고 오라. 미행을 조심하라"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첩보영화 같았죠. 어린 나이..

일상사/잡담 200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