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ː망(備忘)[명사] (기록을 하거나 하여) 잊어버렸을 때를 위하여 대비하는 일. 나의 학교 생활에 존경하는 스승은 단 한 분이다. 그 분은 생물선생님이었는데 이 세상 모든 상식에 막히는 바 없는 그런 분이셨다. 피아노도 잘 치고, 자동차 정비에 일가견이 있었으며, 기타 연주는 지금 생각해도 매우 수준급이었다. 말씀을 잘 안하셔서 그렇지 물어 보면 모르는게 없을 것 같던 선생님. 자격증만 수십 개라고 했던 전설의 샘. 그 선생님의 다이어리의 표지에는 크게 적혀 있었다. '雜'이라고. 그 밑에 조그마하게 적혀 있었다. 備忘이라고. 지금 생각하니 잡스러운 것일 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고, 그 분의 생각을 약간이나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분은 내가 학교 졸업한 이후 건강의 어려움을 겪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