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단물만 빨아 먹는 것이 기업가정신?

olddj 2004. 5. 14. 03:00
기업이란 이익을 남겨야 한다. 그거는 다 안다. 아니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던 국가이던 각 경제주체들은 이익을 남겨야 한다. 그게 자본주의의 냉혹한 논리이다. FTA체결을 통해서 국가 전체적으로 이익이야 아니냐를 논하는 것도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해서 해야 한다. 그래서 그 국가의 경제주체의 대다수의 생활이,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는 과연 그런가. 휴대폰을 씹어 먹고 사람이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현재로는 아니더라도 언제 그런 날이 올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오늘의 오일쇼크를 버거워 하면서도 한낮 종이에 불과한(아니 그것도 아닌 전산에 나타나는 숫자에 불과한) 주식 시세에 일희일비하는 우리가 약간은 우스워지는 순간이다. 눈앞에 있는 경제가치만을 생각하는 우매한 일인 것이다. 30년 50년 후 우리 후손들의 경제가치를 본다면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이런 우매한 정책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너무 큰 거대담론이 되는 것을 경계하기에 간략하게 쓰고자 한다. 지금 조선닷컴의 첫 머리 기사 제목이 "한국서 기업해요?…난 떠날겁니다"이다. 뭐 떠나려는 것을 어쩔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게 누가 잘못했느냐를 따져 보자는 이야기이다. 소위 글로발스탠다드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투자유치를 한 지자체장은 조선일보에서 적극 칭찬을 한다. 손학규같은 매판자본가들 이야기이다. 국민세금 거두어서 외국 공장 세우는데 길 닦아 주고 공장부지 대주고 세제혜택 주고...뭐 이런거 솔직이 누가 못하냐?

그리고 기업가정신이란 모험정신과도 통하는 것이다. 조선일보에서 말하는 우리나라에서의 규제란 아주 소극적인 재벌이익의 측면에서 바라본 경제규제일 뿐이다. 그리고 막상 그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규제'는 살짝 숨기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조중동이 말하는 '규제'는 과연 무언가? 재벌이 더 문어발을 뻗치는데 방해되는 규제가 아닌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

(조선일보 인용)
대기업들은 제조업 설비투자 대신 앞다퉈 명품 의류, 수입 자동차, 심지어 초밥집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코오롱은 패션의류, 자동차, 초콜릿, 오디오 등 호화 사치제품의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회전초밥집 2곳, 맥줏집 1곳을 서울에 오픈한 현대종합상사 직원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이런 사업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용 끝)

조까는 소리다.
재래시장이 왜 죽는가. 평일날 오전에 가도 신세계가 경영하는 이마트는 손님이 넘쳐난다. 큰 기업들이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를 과감히 하되 수입이나 소비재에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첨단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면서 그 투자금액을 분산함으로 위험을 분산해야 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 아닌가.

우리나라 경제의 어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마디로 재벌기업 혹은 돈가진 넘들이 손해보지 않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데 있다. 투자는 투자다. 손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근데 대기업집단이 그런 적이 있나? 만약 그런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주는 뒷돈 챙겨서 잘 먹고 잘 사는게 우리나라, 조까튼 나라인 것이다.

이런 구조를 만든 것이 재벌이다. 단물만 빨아 먹으려는 재벌때문인 것이다. 이런 넘들에게 기업가정신을 바라는가? 지가 세운 국내 굴지 세계수준의 병원을 마다하고 외국병원에 가서 치료 받는 그 불합리를 나더러 믿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