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중앙일보인 줄 알았다"

olddj 2006. 12. 20. 21:48
포털 사이트에 걸려있는 제목만 보고도 "중앙일보인 줄 알았다" 혹은 "조중동인 줄 알았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긴 오늘 어떤 제목에 "이노무 정권 때문에 사과가 안 팔린다"(매경/시장상인)느니 "3억 주고 산 집 10억에 내놔도 안 팔린다. 양도소득세 내려라. 서민들 다 죽는다"식의 기사도 있는 것을 보면 참 언론 문제가 심각하다. 이게 언론과 재벌(혹은 건설족)들이 빨고 빨리는 입장이기 때문이리라.

오늘 제목만 보고 중앙일보라고 알 수 있었던 기사는 '샌드위치 경제' 어쩌구 하는 제목이었는데, 다름 아니라 한 열흘 전 쯤 이건희가 내뱉은 말이기에 직빵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 샌드위치라는 이야기인데, 무슨 '특별취재반'까지 만든 것을 보니, 기자들도 참 딱하다.^^;

몇 년 전 이건희가 외신에 'hermit king'이라는 표현으로 대문짝만하게 나왔을 때, '은둔의 제왕'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수도자적 제왕'이라고 번역해서 욕 들어 쳐먹던 넘들에게 더 뭘 바랄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것이 어떻게 나라의 책임이거나 대통령의 책임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를 향해서 삿대질하는 기사인지 알 수 없다. 그 책임은 재벌에서 찾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본다.

엊그제 신학림씨가 쓴 글에도 나와있지만 신문재벌이나 재벌신문들이 자꾸 누워서 침을 뱉고 있다. 거기에 더해 악덕 재벌들의 편에서 언론들이 춤을 추고 있다. 그나마 이제는 "중앙일보인 줄 알았다" 혹은 "조중동인 줄 알았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게 몇 년 전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랄까.

아무튼 명절 잘 쇠고 와서 이런 류의 기사를 보는 것이 참 지겹기만 하다.
쓰는 넘들은 지겹지도 않을까?

하긴 서민을 위한 충정으로 가득찬 신문들은 지겹지도 않을 것 같다.
어느 사회에나 독재자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못지 않게 나쁜 게 그 하수인들이다.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바 없는 넘들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엘리트'니 '지식인'이니를 마빡에 붙이고, 하는 짓은 '마빡이'보다 못하다.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