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중앙일보의 '중산층'

olddj 2006. 1. 30. 07:27
중앙일보를 본 지 쩜 오래 되었었는데, 명절에 우연히 보게 되었다.
1면 톱 기사가 "'다시 중산층으로 … ' 아름다운 귀향"이란 기사였다. http://news.joins.com/society/200601/27/200601271853420071300030103011.html

여기서 두 가족의 예를 들고 있건대, 둘 공히 아엠에프 때 쫄딱 망하고 한 가정은 아줌마 버스기사 또 한 가정은 포장마차 아저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들이 몇 해동안 고향을 못가다가 올해는 가게 되었다는 소박한? 미담기사이다.

 중앙일보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들이  '중산층이 되리라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이런 기사에 '중산층'이란 얘기를 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산층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중산계급'을 따라가게 한다. 일단 그 단어가 계급적 의미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중산계급' 사전 뜻은 이렇다. 중산 계급(中産階級)[―계―/―게―][명사] (재산을 가진 정도가) 유산 계급과 무산 계급의 중간에 놓이는 사회층. 제삼 계급. 중산층. (참고)중간 계급.

이 뜻으로 보면 기사 제목에 나타난 '중산층'이란 허황된 것임을 곧 알 수 있다. 그것이 만약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이라도 말이다. 정주영은 "나도 노동자다."라는 말을 남겼다. 수억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공장 사장이 "우리같은 서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잣대로 보면 이 '중산층'표현은 뭐라 말하기 힘든 심각한 왜곡이다. 또 막상 기사 본문에서는 '중산층'이야기를 하며 울었다는 포장마차 아저씨 이야기가 나온다. 대책없는 한풀이 기사일 수 밖에 없다.

기사 제목은 편집에서 단다. 기사가 편집에 의해 왜곡되는 극명한 경우라고 밖에는. 편집자는 설을 맞아 '미담기사'를 만들어야 하는 강박에 시달렸을 수도 있지만 쫌 심하지 않는가?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중앙일보의 인식이나 잔머리를 잘 알 수 있는 기사 제목이었다. 성장 배경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중산층'은 딱 현각스님정도일 것이다. 이 기사는 "하면 된다."를 외치는 박통시절 기사를 연상케 한다. 아무튼 중앙일보 이 또라이들은 대책이 안서는 넘들이다. 무식이 통통 튄다. 잔머리의 결과겠지만 말이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