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조선일보 [태평로]에 반박함

olddj 2004. 7. 28. 20:44
[태평로] 大亂大治 [조선일보 2004-07-28 18:58] [조선일보]

오랜 세월 언론계의 동업자 의식은 유난스럽다는 말을 들어왔다. 소속 회사가 달라도 일단 기자가 되면 모두가 입사순으로 선·후배가 돼 정겹게 어울렸다. 늘 특종과 낙종의 긴장 속에 살지만 경쟁자이기 이전에 동지였다.

===노다지 술 같이 쳐먹고 선후배하며 기득권의 상층에 행세하려던 패거리의식 말이죠?


그랬던 언론계가 지금은 딴 세계가 됐다. 신문과 방송 사이에, 신문과 신문 사이에 적대관계가 형성됐다. 적개심에 가득 차 상대를 공격하고, 뒤를 캐고, 심지어 소송전까지 벌인다.

===언론계만 아니라 모두 좋은 세상 만들자는 거겠죠. 세계에 갇히지 말고 세상으로 나오세요, 뭐 그런 얘깁니다. 나라가 잘 되자는데 기자가 기자 뒤를 못 캐고 소송 못할 거는 뭐 있지요? 그런 조선일보는 뒤를 돌아 보시죠.
엊그제 합참 정보본부장이 옷을 벗었다. 그는 NLL을 침범한 북 함정에 대한 경고사격이 정치문제가 되자 군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기자에게 반박 자료를 건네주었다. 화가 난 정권 입장에서 보면 정보의 ‘유출’일 수 있겠지만,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자료를 ‘입수’해 터뜨린 특종이었다.

===누가 어느 협회 시험 담당관을 술 진탕 먹여서 시험 전 날 밤에 시험지 복사하고 다시 그대로 넣어 놓았다고 자랑한 적이 있었죠.. 물론 그 조직원들은 100% 합격! 그런게 특종이면 개도 특종을 입에 물고 다니시겠습니다.^^ 발로 뛴 특종이 아니라는 건 인정하시죠?^^


그런데 이 기사가 나가자 다른 한 신문사가 기무사를 인용해 “정보 유출 장본인은 박승춘 합참 정보본부장”이라며 실명을 달아 보도했다. 그러자 즉각 3개 방송사가 이를 받아 저녁 뉴스에 톱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특종에 가깝군요. 왜냐면 님의 말슴마따나 이미 '정치 문제'가 되었으니까요. 요즘 조선일보 받아서 톱으로 보도하지 않으니 섭섭하셨던가요?


특종을 한 동업자에 대한 배려나, 언론계의 취재원보호 불문율을 언론이 앞장서 깨는 모양새에 대한 고민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결과는 33년 베테랑 정보통의 퇴진으로 끝났다. 이것이 오늘 한국 언론계의 현실이다.

===취재원보호는 취재한 사람이 할일 아닌가요? 조선일보가 발설했던 모양이로군요.^^ 어쨌든 언론플레이 잘하는 공무원 한 명 날라갔는데, 섭섭하시겠습니다. 쯪쯔..

얼마 전 조선일보는 수도이전 계획으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된 충청도 지역을 취재해 ‘바람부는 충청도’라는 시리즈 기사를 실었다. 첫 회가 ‘불어닥친 투기 광풍;농사꾼 증명 떼주는 이장(里長)이 최고 실세’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그 이전에 충청도에서는 투기가 끝났다는 것이 거의 정설입니다. 잔챙이 좀 남아서 그거 정리하는데 왠 호들갑을 그리 떠셨수? 전 진짜 투기 걱정에서 한 것이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외지 투기꾼들이 현지 농민으로 위장하려 이장에게 부탁해 ‘농지원부(農地原簿)’를 뗀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얼마 후 KBS가 ‘미디어 포커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를 비판하고 나왔다. 농지원부를 실제로 발급하는 기관은 시청이나 군청이고 이장에게는 그저 확인도장만 받을 뿐인데, 이장이 직접 농지원부를 떼는 것처럼 썼으니 왜곡기사라는 것이었다.

===왜곡기사 맞네, 뭐.^^

기사의 본질은 간 데 없었다. 조선일보 기사가 ‘왜곡’이라는 주장을 입증하려고 TV기자는 군청으로, 부동산 중개소로, 동네 이집 저집으로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고임을 받는 고급인력이 다른 신문 기사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그렇게 시간과 돈과 정력을 바치고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언론계의 서글픈 현주소다.

===미디어비평하려는 기자들에게 섭섭할 필요 없네요. 취재 못해요? 조선일보는 돈과 정력 없이 취재하는 모양이군요. 껄


대부분의 언론사에는 노동조합이 있다. 조선일보도 물론 있다. 개별 언론노조들이 가입해 있는 상급단체가 ‘전국언론노조연맹’(언노련)이다. 언노련은 회원 언론사 개별노조들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운영한다. 다른 모든 노조와 마찬가지로 언노련 또한 소속 회원사들의 권익을 위해 힘쓸 의무가 있다.

===꼬우면 탈퇴하슈. 내가 알기로 조선일보는 노조보다 기수별 모임이 더 강한 아주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한다더군요.

그런데 그 언노련 위원장은 얼마 전 백주대로의 한 집회에서 “조선일보는 범죄집단”이라고 외쳤다. 수많은 조선일보 종사자들은 졸지에 범죄자가 돼버렸다. 이것이 우리나라 언론계의 참담한 실상이다.

===오죽하면 그랬겠어요? 님은 남 욕하고 기분 좋습디까?


따지고 보면 언론계만 그런 것도 아니다. 사회 전체가 어느 때부턴가 반으로 딱 갈려 분노에 찬 대립을 하고 있다. 이런 광경은 온 중국 대륙이 살기(殺氣)로 가득했던 문화혁명 시절 모택동(毛澤東)이 말했던 ‘대란대치(大亂大治·크게 어지럽혀야 크게 다스릴 수 있다)’를 떠올리게 한다.

===그 문자는 오랜 세월동안 어지럽힘의 주체였던 조선일보가 그대로 받아야겠군요. 문화혁명 오래 하신다고 고생했습니다. 얼마전 홍위병들 광고를 할인해서 실어 줬다던데, 어짜피 문화혁명은 실패로 돌아 가니 꿈 깨세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신주류가 이렇게 해서 얻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그 세상이 아무리 크고 견고한들 거기에서 웃음과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정(情)이 사라진다면 그것이 과연 무슨 가치가 있을 것인가.

===에혀라디여--- 왜 약해 지시나요? 좀 더 굳세게, 문화혁명 아니면 뜻있는 군부의 행동! 그 정신 일념으로---!!!

(김형기 사회부장 hgkim@chosun.com )

===올디제 에라...밥맛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