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주에서 열린 '오송회'의 재심 판결에서는 26년 만에 무죄가 선고되었다. 판사는 "피고인 본인과 가족이 겪은 고통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과거 '오송회'사건과 같은 억울한 판결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모든 판검사가 이번 오송회 사건을 판결한 판사 같지 않으리라는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오늘 <프레시안> 기사를 보니 좀 황당한 멘트가 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81126112315
윤태곤 기자 정도 되면 정윤재의 판결이 끝까지 다 나지 않았음을 분명 알 터인데 어찌 이리 어이 없는 기사를 썼는 지 모르겠다. 간단한 사실도 체크하지 않았단 말인가? 판결이 다 나지도 않았는데 언제 어떻게 고개를 숙였다는 말이지?
현재 정 전 비서관 측은 재판부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같은 형량이 선고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뇌물 제공자의 주장에만 의존해 판결을 내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인데 이 경우 오는 10월 징역 1년이 만기가 되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 전에 형량을 채우고 출소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
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9/02/2008090201048.html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3.수감중) 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상고 중인 정윤재(44) 전 청와대 비서관이 20일 대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라 석방됐다.
정 전 비서관 변호인 측은 징역 1년 형기가 만료됨에 따라 지난 18일 대법원에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취소를 청구했으며, 대법원은 이날 오후 정 씨 변호인 측 요구를 받아들여 구속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은 석방 상태에서 상고심 재판을 받게 됐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324669
윤태곤 기자는 경향신문의 아래 기사를 보고 유추하여 시적詩的인 표현을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에 측근 비리는 없다’는 점을 자존심처럼 강조해왔다. 지난해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을 때에도 노 전 대통령은 “판결이 나올 때까지 측근 비리라 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측근론’으로 이번 사정 바람을 방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친노 직계 인사들도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그래서 ‘측근론’은 쏟아지는 화살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1241817285&code=910402
윤태곤은 경향신문의 이 기사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봐진다. 경향신문의 이 기사는 정윤재 '구속'에 검찰이 얼마나 무리수를 두었는 지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히 저질기사다. 아무리 분석 기사라고 해도 '~의문이다' '~눈치다' '성격이 짙다'와 같은 주관적이면서도 애매한 표현이 좋은 기사, 고급기사 어휘라고 볼 수 없다. 죄가 확정이 되지 않았을 뿐 더러,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검찰의 수사 내용을 아주 믿는 모양이다. 넘겨 집는 표현이 도를 넘었다.
또 검찰의 언론 플레이에 아주 아주 끌려가고 있다. 작년 신정아, 변양균 사건에서 꼴통 찌라시들이 여론몰이를 하고 검찰이 언론 플레이할 때 질질 끌려 가던 마이너 언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다. 정윤재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인성호'나 '증삼살인'의 고사가 이 시대에 발휘되고 있다. 아쉽게도 그 첨병은 조중동 뿐 아니라 모든 매체를 망라하고.
나는 검찰이 '아주 할 일이 없는 놈들'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체크해 보지 않았지만 작년 말에 내 블로그 접속 아이피를 확인해 보면 '대검찰청'이 단골 손님이었다. 검찰이 이명박과 꼬리곰탕인가를 먹었다는 그 전후였을 게다.
노건평이 죄가 있는 지 없는 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프레시안이나 경향의 보도는 조중동만큼이나 어이 없다. 정윤재까지 끌어 들여서 노무현이 곤란한 지경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가? 번짓수가 좀 틀렸다.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와 여론몰이식 언플은 검찰의 신뢰와 권위를 우습게 만들고, 그걸 조종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조중동의 보도와 더불어 이런 기사들이 언론의 격을 떨어뜨린다. 디테일에서 이렇게 빈틈을 보이는 기사가 어찌 기사라고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