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중앙일보 조현욱 <분수대>칼럼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

olddj 2008. 2. 27. 21:08
심재철의 천기누설 '동조문중'

'동조문중'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심재철이 뷰스앤뉴스 박태견-중앙일보 출신이다-과의 인터뷰 중에 한 말이다.

그는 또 기존 보수언론에 대해서도 "<동조중>이 아니라 <동조문중>이다. 나는 기사 자체로 봤을 때는 <동아일보>가 가장 정확히 보도했다고 본다. 단지 편집에서 조금 밀리기에 신문 판매 세일면에서 밀릴 뿐"이라며 우회적으로 <조선일보>보다 <동아일보>를 높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중앙일보>에 대해 "<중앙>은 편집방향 자체를 요상하게 하고있는 것 같다. 편집을 말랑말랑한 쪽으로 하기로 했는지 감을 못잡겠지만 전통적인 편집방향과는 굉장히 차이가 난다"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뷰스앤뉴스> 2007.12.24 "MBC는 편파 프로그램 정화하고, KBS는 정연주 물러나야"

이런 한나라당 쪽의 인식은 최근 우리가 보았던 바다. 특히 동아일보의 논조나 '정보 선취'는 이미 도를 넘은 지 오래다. 박태견은 최근 언론계 원로의 입을 빌어 이렇게 썼다.

"어디 <조선일보>만 그런가. 달포 전에 당선인 측근이 언론 인터뷰에서 '동조문중'이란 표현을 쓴 걸 보곤 '아이구, 무덤을 파는구나' 싶더라구. <동아일보>가 부수는 적고 편집도 좀 엉성하나 최고의 정론지라구? <조선일보> 들으라고 한 얘기 아니겠어? 또 <문화일보>가 <중앙일보>보다 낫고, <중앙일보>는 편집을 요상하게 한다구? <동아일보><문화일보> 빼고 모두를 적으로 만든 발언이었어. 그러니 모든 언론들로부터 두들겨맞지. 아마 이 당선인은 언론과 '허니문'이 없는 초유의 대통령일 거야."
<뷰스앤뉴스> 2008. 2.20 '이명박 지지율'이 푹푹 빠지는 이유인즉

심재철이나 원로 언론인이라는 사람이나 발상이 엉뚱하기론 매일반이다. 하긴, <조선일보>는 대북강경노선을 세게 밀고 있는 것 같고, <중앙일보>는 경제에 있어서 출총제 폐지나 공기업 민영화 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둘 다 '대운하'에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말이다. 관심분야가 다르다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분석이 나왔는 지 모르겠으나, 내 보기에는 오십보백보다. 물론 동아일보가 한 이백보 정도 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아마 이 당선인은 언론과 '허니문'이 없는 초유의 대통령일 거야"라는 말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오늘 <기자협회보>는 이렇게 전한다.

언론계는 이들의 논조를 이렇게 압축한다. ‘할 말은 한다(조선일보)’, ‘그때그때 달라요(중앙일보)’, ‘일방적 구애(동아일보)’.

<기자협회보> 2008. 2.27 조중동 ‘이명박 정부’ 입장차 뚜렷

'할 말은 하는'게 그 정도고, '그때그때 다른'게 그정도라면, 그 분석도 그리 정확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언론계'의 눈과 '안티'의 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중앙일보의 오버질

중앙일보 출신 이연홍이나 조선일보 출신 안병훈이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캠프를 위해 일하던 핵심들이었던 것도 이런 야릇한 상황에 대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중앙일보는 '불안'했던 것일까? 아주 이상한 오버질을 했다. '노 대통령을 역사 속으로 보내며'라는 사설이 그것이다.  <조인스> 초기화면에는 섹쉬하게도 '노를 보낸다, 그가 부른 '허공' 가락에 실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역사에 남을 사설이요, 화면이라 캡처를 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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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이 김두우다. 사설의 분량이나 그 내용으로 볼 때 김두우가 썼거나, 최소한 그가 상당부분 개입하여 쓴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이명박의 탕평책?

 얼마 전 동아일보 출신의 유수한 공천신청자인 이홍우와 이규민이 공천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물론 계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1차'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늘 김두우는 청와대 정무2비서관으로 임명되었다.[각주:1] 신문사에 근무하다가 곧바로 청와대로 직행하는 선례가 많은 지는 잘 모르겠다. 김두우가 청와대로 들어간 것은 중앙일보에 대한 배려 차원도 있지 않았나 싶다. 김두우는 야당 및 재야 담당을 하면서 연설문 작성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게 능력 위주의 인선이라고 말한다면 난 할 말 없다. 단지 이모티콘으로 말하자면 -_-凸

어처구니 없는 중앙일보 조현욱 <분수대>칼럼

중앙일보 <분수대>의 조현욱 칼럼 '거짓말하는 능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올블로그 키워드에도 올랐다. 많은 블로거들이 분노하기도 하고 조롱하기도 한다. 가만 보니 조현욱의 직책이 '논설위원'이다. 그렇다면 조현욱의 궤변은 '수석 논설위원'이었던 김두우에 대한 선물이거나, 차기 '수석 논설위원'을 향한 애처로운 몸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니면 그도 청와대 입성을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중앙일보 다니는 사람들 중에 그래도 생각이 있는 사람들, 집에가서 아이들이 볼세라 신문 감추기 바쁠 것이라고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온다.

아앙아아앙아... 쏘주나 한 잔 먹고 자야겠다...
  1. 김두우는 2004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일보에 사표를 썼다가 하루만에 '없던걸로 해달라'고 사정하고 복귀한 적이 있는, 쫌 덜 떨어진 인물이기도 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