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mbc 뉴스데스크, 기자, 여론조사 전문가 - 그 비양심에 대한 짧은 생각

olddj 2007. 9. 10. 06:10
<mbc 뉴스데스크>가 개판 오분전이라는 거는 내가 몇 번 얘기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잘 보지 않게 된다. 엄기영과 박혜진 꼬라지 보기 싫다. ^^

오늘 새벽에 자다 깨어 mbc홈에서 2580을 다시보기로 보고 <뉴스데스크>에 간만에 들어갔더니 첫 대갈빡에 이런 멘트가 있다. 좀 보다가 하도 얼척이 없어서 손구락을 들고 보니 머릿속에는 책이 한 권이라. 흠칫! 가뜩이나 독타인 내 자신을 더 이상 원망하지 않기로 하였으니, 마땅히 그 한 단락만 씹을 것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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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와 관련해서는 도덕성에 결함이 있더라도 후보의 자질이 뛰어나다면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54.7%로,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 40.8% 보다 많았습니다."

이 단락의 뜻은 무엇인가를 보자. 지금까지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고 밝혀진 후보는 이명박 밖에 없다. 박근혜도 이명박의 도덕성 결함을 지적했고 이명박 자신도 밝혀진 사실에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러면 문항을 어떻게 해야하나? 간단히 이렇게 하면 될 것이다.

"도덕성에 결함이 있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습니까?" (예/아니오)

자료가 없어서 조사 설문을 "도덕성에 결함이 있더라도 후보의 자질이 뛰어나다면 지지하겠습니까?(예/아니오)"로 했는지, "1. 도덕성에 결함이 있더라도 후보의 자질이 뛰어나다면 지지하겠다. 2.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면 지지하지 않겠다.(1/2)"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질문 참 개떡같다.

앞에도 얘기했듯이 이명박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음은 이미 자타가 공인했다. 빙산의 일각만이 밝혀진 것인데도 그렇다. 하지만 자질은? 이명박의 자질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참으로 학을 뗄 일이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자질'이란 '도덕성'을 포함하는 아주 폭넓은 개념이다. 질문 자체가 아주 이상하게 되어버린다는 얘기다. "A'(대시)는 없지만 A는 있는'이란 표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빵은 있는데 먹을 거리는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말이다. 모순이다. 이를 감안하여 거칠게 얘기하자면, 이 여론조사에서 실질적으로 물은 것은 이런 내용이 된다.

"자질이 뛰어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습니까?" (예/아니오)

이런 질문을 돌려 하는 것이 바로 mbc의 짓거리다. 엄기영 식으로 말하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아니할수 없습니다"다.

만약 제대로 된 여론조사였다면 이 꼭지의 첫머리는 이렇게 보도해야 한다. "대통령후보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의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말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는 (mbc 스스로 잘 알겠지만) 여론조작의 기저를 깔고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들이 도덕불감증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이 기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여론조사 전문가 집단과 기자 집단은 정말 양심없는 집단이다. mbc만 이런 것도 아니다. 자기를 합리화하고 타인을 기만하는 것이 아주 체화되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이명박 같은 비양심을 대통령으로, 그것도 대중을 속이면서까지 밀려고 하는 것인지... 더군다나, 언론이 말이다.

물론 양심이 있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양심들은 다 어디가고 이렇게 비양심들만 길길이 날뛰고 있는지 아쉬워서 해 본 소리니 양심적인 기자, 여론조사전문가들은 섭섭해 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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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포스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할 말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ㅡ) 윗 글만 해도 저 뉴스 단락 하나로 a4지 10장은 쓰겠는데... (ㅜㅠ) 어쨌든 머리가 정리가 되고 가닥이 잡히면 좀 짧게라도 많이 올리려고 한다.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많으면 내 귀차니즘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m(__)m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