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19단, 일기숙제, 신사참배

olddj 2005. 4. 13. 09:24
19단 참 문제다. 어느 티비방송에 보니 인도의 슈퍼마켓 주인이 35단을 외우고 있던데, 그것이 어쩌면 지금까지 인도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것은 아닐까? 지금이야 인도가 브릭스의 일원으로 잘나가려고 하는데 그 저변에는 인구, 인간본질에의 탐구, 느림의 철학 같은 것이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 티비에 보니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인도의 아이티전문가가 일하는 모습을 비추었겠다. 아마 프로그래머였을 것인데, 놀랍게도 그는 '독타'였다. 의자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프로그램을 짜는데, 독타로 열심히 쳐 넣어 놓고 다시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것이 인상깊었다. 프로그램을 짜는 것은 암기가 아니고 창발력이다. 그리고 그것에는 많은 변수가 있을 뿐이고 오히려 19단은 창발력을 가로막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문제는 거기에 넘어간 학부모들이 많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말빨에 넘어갔다는 것인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들이 상식이 되려고 했다. 아이들을 아이로 키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기라는 물신에 대한 보상의식에 다름아닌 것이었다. 쪽팔리게도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산다.

인권위가 일기 검사는 인권유린이라고 했을 때, 반응은 전교조에서 먼저 나왔다고 기억한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서 일기 검사는 정당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나는 미치고 환장할 뻔 했다. 그게 어떻게 어떻게 인권유린이 아니란 말인가? 개인의 기억을 되돌려 보면 내가 일기를 쓰지 않는 이유는 강압적 수단에 의한 일기쓰기 혹은 일기의 왜곡이 나타난다는 것. 참으로 전교조에 대해 실망하였다. 일기쓰기 숙제는 아이들이 영원히 일기를 쓰지 않는다는 역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있다면 일기검사는 없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 교육이 이런 방향으로 간다라고 하는 현실인식을 갖게 해 주었다. 전교조도 결국 이익집단에 불과하다는 것도 느낌으로 알겠다. 아이 위에 군림하고 아이의 사정을 다 알아야겠다는 명분아래 아이들, 더 나아가 그 부모들을 통제하고 하는 것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열매라고 하면 내가 너무 나간 것일까?

그래서 신사참배를 생각한다. 신사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패도 많이 있단다. 역사적인 공부를 하지 않고 나오는대로 씨부리는 우리 선생님들이 아쉽다. 일본과 우리가 다른 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일본넘들처럼 널뛰는 정신으로 선생질하려고 하지 말기를 바란다. 싸잡아서 미안하지만, 사실 일기와 관련해서 전교조의 생각이 너무 나와 달랐다. 그래서 이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