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이명박의 메시지 – 야비하고 치졸하다

olddj 2009. 4. 19. 18:00

이명박이 419 기념사에서 한 말을 연합뉴스는 아래와 같이 전한다.

“선진화는 절대 부정부패와 함께 갈 수 없다”
“기본을 바로 세우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지금 조용하지만 일관되게 진행되고 있다”
“비리와 부패를 청산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사회 모든 부문의 윤리 기준을 높이고 잘사는 나라를 넘어서 깨끗한 사회, 바른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선진화의 기차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되고 윤리적 기준과 문화수준을 높이고 이것이 실천을 통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李대통령 “비리.부패청산 진행” 언급 배경>(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20090419 12:01

이 기사에서 연합뉴스 종업원 황정욱은  아래와 같이 언급 배경을 해석한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박연차 게이트’와 무관치 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의 흐름이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선진일류국가를 위한 국가 기강 확립 차원에서 상하 구분없이 성역없는 `과거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엿보인 셈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어떤 것이든 문제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면서 “검찰 수사도 엄정하고 성역없이 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기업 지원을 받는 기존의 관행을 단절한 데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현 정권의 출발에서부터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는 만큼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확고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

<李대통령 “비리.부패청산 진행” 언급 배경>(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20090419 12:01

인용한 기사 마지막 부분에 대한 황정욱의 해석은 ‘꿈보다 해몽’이라는 옛말을 생각케 한다. 특히 “현 정권의 출발에서부터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는 만큼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확고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는 부분에서는 토가 나오려 한다. 현 정권의 출발은 ‘국민을 기망’한데서부터 출발한다고 보는 사람이 아주 많다. 또, 이명박 지지자들 중에는 ”기망 좀 당하면 어때, 나만 잘 살면 그만이고,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으로 뽑은 사람도 많다. 지금도 국민을 기망하는 건 여전하다고 본다.

이명박은 꼬리곰탕이 상징하듯, 검찰이나 특검과의 깊은 유대를 토대로 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또한 조중동의 집중적인 ‘이명박 범죄 감싸기’에서 그의 당선이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죽하면 이명박의 서초동 건물에 있던 룸살롱과 검찰·언론을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사람의 글까지 본 적이 있다. 대통령 경선 과정에서 불법전입이 문제가 되자, 초본이 떠돌 때까지 오리발을 내밀언던 전력으로 보아 이명박의 거짓말은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알 수 없다. 이명박은 위장전입이 명명백백해지자,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사과한 적이 있다. 그 동영상은 옛 뉴스 찾아 보면 나올 거다. 그럼에도 유출 당사자들은 결국 좀 심하다싶은 처벌을 받았다.  BBK사건의 김경준은 미국에서는 자기 재산의 압류가 풀리쪽으로 절차가 진행되는 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업원 황정욱이 천신일이나 이상득, 한상률에 대한 수사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명박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혐의가 입증이 되던 말던 검찰과 법원를 향해 노무현을 구속시키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미 이회창까지 나서서 ‘구속 시키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명박은 그런 따위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거다. ‘과거 청산’이란 미명 아래, 걸거치는 세력은 무조건 제거하겠다는 얘기다. 아예 뿌리를 뽑겠다는 것이다. 검찰과 법원이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받을 지는 모르겠다.

***

노무현은 그 자신이 “구차하고 민망하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내가 보기에도 좀 그렇다. 하지만 그는 “잘못은 잘못이다”라고 말할 줄 알고, 부끄러워 할 줄 알고 사과도 할 줄도 안다. 평생 동지들이 자기때문에 감옥 가는 걸 미안해 할 줄도 안다.

이명박은 야비하고 치졸하다.  거기에 대해서는 설명의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런 행동들을 하면 좀 부끄러워 할 줄도 알아야 할텐데, 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사단칠정론에서 사단을 전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아진다.

우리 국민은 인재 등용의 기준요소라고 하는 ‘신언서판’ 어느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나마 ‘언제 5년이 다 가나’했는데, 이제 3년 1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위안이랄까.

민주와 인권을 탄압하고 정치보복의 칼을 과거청산이라는 미명으로 휘두르는 이명박은, 언젠가는 자신이 오늘 했던 말을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