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평창과 언론

olddj 2007. 7. 6. 00:55

2007년 2월 25일  <KBS 스페셜> 2014 동계 올림픽, 평창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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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건희 회장이 외투를 입고 있다(<KBS스페셜> 화면 캡처).



평창과 소치의 실사를 마친 지금 순위에는 변함이 없을까. 그리고 평창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누구인가.

[에드 훌라/ 어라운드 더 링스 편집장]
"결국은 소치와 평창간의 대결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올림픽 개최지는 정치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죠."
"IOC는 새로운 개최지를 선호하는데 두 도시 모두 동계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던 곳입니다."

그는 또 본격적인 유치전은 이제부터라고 조언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현장실사보다는 막판 세몰이가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특히 실사기간 활발히 움직인 이건희, 박용성 두 IOC 위원의 적극적인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드 훌라/ 어라운드 더 링스 편집장]
"러시아의 IOC위원들은 정치적입니다. 이들은 다른 IOC위원들과 많은 접촉을 합니다. 그러나 한국 위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체력은 국력이다"
이건 참 명제가 아니다. 그 대우인 "국력은 체력이다"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국력을 따지는 일조차도 우스꽝스럽게 생각하지만 막상 어제 아침에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에서 탈락할 때는 뭔지 모를 아쉬움이 들었다. 그게 다 바람잡이 언론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프레시안>에 기사난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가 '기쁜' 네 가지 이유>라던지, <민노당, "올림픽 유치 실패, 평창 주민에게 잘된 일>같은 기사는 좀 너무했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민주노동당과 사회단체에서는 새 국민연금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총괄 국가 재원으로 충분히 지급 가능한데 왜 보험료를 더 받으려고 하느냐는 논리다. 근데 국가 재원은 어디에서 생기나? '북작북작'하는데서 생긴다. 뭔가 새로운 일을 자꾸 만드는데서 생긴다. 새로운 일을 반대하면서 재원은 충분하다는 건 논리모순이다.

사실 나는 이명박의 경부운하와 심상정의 택지 국유화가 무슨 차이가 있는 지 모르겠다. 심상정의 택지 국유화 방안을  몇 번 읽어 보았는데, 이거야말로 명박이의 경부운하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기존 '주택'과 '택지'를 혼용하는 것부터가 기본 개념이 없더라. 노무현이 실패한 정권이라면서도 그런 이상한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대통령 되기 싫다. 꼬장이나 부리자'는 식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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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후 언론의 보도는 어느 정해진 선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과 이건희는 성역이다. 검색을 통해 유의미한 기사를 추려 보았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퇴장 이후 분산된 스포츠 외교력도 패인 중의 하나다. 이건희·박용성 두 IOC 위원이 투톱으로 나섰지만 IOC내 복잡 다양한 인맥을 장악하기에는 관록이 달린 감이 있었다. 늦었지만 보다 더 공격적인 유치전을 펼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향)

결국 평창은 국제 스포츠 외교무대의 냉정한 현실과 우리 스포츠 외교력의 한계에 또다시 부닥쳤다. 표를 쥔 IOC 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맥과 로비력의 위력은 다시 내일을 기약해야 할 우리의 숙제로 남았다.(조선일보 사설)

실제 한국은 이번 총회에서 스포츠 외교력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2004년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퇴장한 뒤 재계 출신의 이건희(삼성 회장), 박용성(두산 회장) 올림픽위 위원이 그 공백을 메우려고 노력했으나, 개인적인 인연과 배후의 작업이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스포츠 무대의 벽을 뚫지 못했다. 반면 러시아는 스포츠 외교계의 거물인 비탈리 스미르노프 올림픽위 위원이 유치에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1년부터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 현역 위원 중 세 번째로 오래 위원을 맡고 있다. (한겨레)

김운용 전 IOC 위원이 제3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던 시절 한국은 아프리카.중미.아시아 위원들로부터 많은 표를 얻었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개인적인 유대였다. 이건희.박용성 두 IOC 위원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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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용한 기사 중 중앙일보의 기사는 7월 5일 새벽, 아직 개최지가 발표되기 전 기사다. 그 이후로 '평창&이건희&중앙일보'에 걸리는 것은 없다. 참 속보이지 않는가? 비판은 당연하지만, 맥락까지 당연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용성이 사면을 받은 이유나, 김운용이 끝까지 게기던 이유, 이건희가 무게 잡는 이유가 무언가. '돈이 최고다'라는 인류 역사상 찾기 힘든 이데올로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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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언론이 핵심을 짚어 주었으면 좋겟다. 이번 경우에는 IOC 내에서 이건희, 박용성의 효용에 대해 적나라하게 밝히는 언론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프레시안>식의 기사는 웬지 싫다.

정체성이란 이리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