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이란 책의 속편

olddj 2007. 6. 21. 00:20
<한겨레21>(6월 19일자)에 실린 강준만의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국 정치 ‘아부의 정석 10’이라는 글인데 횡설수설하다가 황당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피식 웃으며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려는데 좀 수상쩍은 사진이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 한국 정치가 지도자의 오류를 통제할 수 없는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아부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앞서 넥타이를 매지 않고 나오면, 회의에 참가하는 모든 공무원이 따라한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사진설명으로만 보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아부꾼'들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설명이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든다. "왜 이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았을까?"라고 물음을 던져보면 된다.  규정에 의했거나 지시에 의했거나 자율에 의했거나 셋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아부하려고 저랬을까?'라는 상식적인 의문이 든 것이다. 뒤에 반기문과 정세균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2006년 여름인 것 같다. '국무회의&넥타이'로 검색을 해보았다.

"...또 6월부터 8월까지 공무원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 차림으로 근무하고 정부기관 청사의 사무실 냉방온도를 평균 26도 이상으로 유지토록 할 계획이다. ..." (2006년 5월 29 <한국일보>)

그러면 이게 언제부터 시행되었을까? 2005년 여름부터다. (이해찬이 지시했군...)

"... 올 여름 공무원 복장이 시원하게 바뀐다. 행정자치부는 오는 6월1일부터 8월말까지 하절기 3개월간 공무원들이 넥타이 없 는 와이셔츠나 남방,칼라있는 셔츠(폴로셔츠),니트웨어,면바지 등 간편하고 시 원한 복장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27일 밝혔다. ... 행자부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권장 사항이어서 고위직 공무원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이해찬 국무총리의 지시에 의해 복장 간소화가 결정 된 만큼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각료들이 간편한 옷차림으로 회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05년 5월 27일 <한국경제>)

"... 청와대에도 캐주얼 바람이 일고 있다. 이달 초부터 정부가 공무원들의 자율복장제를 시행하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각 부처 공무원들이 넥타이를 풀고 반팔 셔츠에 시원한 차림으로 근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푸른색 니트 셔츠에 콤비 재킷을 입고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 (2005년 6월 10일 <매일경제>)

그러면 이런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을까? 아래 사진을 보면 안다. 올해 6월 12일자 <연합뉴스>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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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김우식 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어떤가? 위 내용으로 보아 강준만이 말한 '아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권위주의 청산'과 '에너지 절약 솔선수범', '일하는 분위기 창출' 등으로 칭찬 할 수 있는 내용이다. 맨 아래 사진만 본다면 <한겨레>가 사진에서 설명한 아부와는 오히려 상반된다. (김우식 부총리는 넥타이를 매고 있다) <한겨레>는 그럼 왜 사진과 설명이 전혀 다를까?

...우울할 뿐이다.

한때 <조선일보>로부터 '어용언론'이란 비난까지 받았던 <한겨레>가 이러하니 대통령이 어찌 억울하지 않겠는가.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매도되는데 일반인들은 또 어떠할 것인가.

강준만이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이란 책의 속편을 쓴다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