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김창룡교수는 이상한 중립을 버려야 할 것

olddj 2005. 10. 19. 09:48
<미디어오늘>에 이상한 칼럼이 하나 났다. 어지간하면 그냥 지나갈 일이다. 하지만 그 칼럼이 내 생각에는 너무 이상하기에 손구락을 들어 본다. 제대로 된 비판은 원하지 말기 바란다. 정신 나간 넘에 대해 반론을 쓰다 보면 나도 반 이상 정신이 나가기때문이다.

문맥의 흐름이 이상하다.

결론은 경향신문의 한 기사가 좀 이상하다는 것이고, 그러니 앞으로 잘해줬으면하는 바람인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그것만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하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조종동, 한겨레까지 휩쓸고 간다. 쉽게 이야기하면 '적을 만들기 싫어하는 전형적 모습'이다. 특히 눈에 거슬리는 것은 이런 표현이다.

"...앤티 시민단체까지 나선 조중동에 대한 비판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지만..."

우선 '앤티'라는 말이 거슬린다. 김창룡이 영국의 유수한 곳에서 공부한 것은 알겠다. 하지만 표준말은 전산화시대에 누구나 지켜야 하는 덕목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하는 것이 탐탁치 않지만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5초만 생각하면 알 일이다. 문학적 표현이 아닌데서 굳이 자신만의 낱말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또, "조중동에 대한 비판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지만..."이란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왜 자제하는가? 김씨의 글에는 거기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없다. 무궁무진한 논의거리가 있음에도 회피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는 김창룡교수의 영국적 사고에 신물이 난 상태였다. 역사가 다르고 현실이 다르다. 신문시장, 언론시장의 입장은 더더욱 다를 수 밖에 없다. 허나 그의 글에는 영국에서 공부했다는 오만함이 엄청나게 묻어 난다. 거기에다 이번 글은 도무지 고등학생 수준의 작문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이를테면 서론, 본론, 결론이 괴리된 글 혹은 기승전결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글이라는 거다.

바라는 바는 김창룡교수가 좀 더 조중동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해 달라는 것이다. 남들이 많이 하니 나는 안한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일반인이 할 수 없는 통계적인 사실이나, 과학적 분석이 필요한 사항들은 언론학자들의 몫이다. 그걸 마다하면 도대체 언론학자와 안티의 구분이 어디 있겠는가. 심정적이고 즉물적인 평론은 다 할 수 있다. 그러니 제발 잘난 체 하려면 자기의 위치를 좀 더 잘 확인하고 배운 바를 쓰기 바란다.
 
[김창룡의 미디어창]  이상한 기사의 이상한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