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조중동문’ 아닌 ‘조중동’ 시절의 문화일보, 그리고 연합뉴스

olddj 2009. 5. 9. 03:02

5,6여년 전 그러니까 2003년, 2004년에 문화일보를 받아 보았던 시절이 있다.당시에는 꽤 볼만한 신문이었다. 김용옥의 글이 통면으로 나오기도 했고, 구정은 기자가 이라크 종군기자로 자원해서 파견되기도 하여 신선한 느낌을 주던 시절이었다. 이재용이라는 걸출한,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는 시사만화가도 있었지. 사실 이재용은 부산일보에서 먼저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그가 문화일보로 가자 나도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했기에 그의 만화는 데뷔 때부터 봐 왔다고 해야할 거다.

 

이재용의 만화를 인터넷에서 찾기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조아세 사이트에 링크된 그의 만화는 전부 엑박이 뜬다. < 문화일보>는 역사를 지우는 만행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 만화는 2004.10.20 한겨레신문에 난 것을 다운받은 것이다. 2004년 당시 문화일보와 이재용은 갈등을 겪었고, 결국 이재용이 그만둔 것으로 안다.

구정은 기자는 부부가 함께 얼마 전에 경향신문으로 옮겼다고 보도되었다. 구정은의 (외신, 국제)선배격으로 이미숙이라는 기자도 있었는데(아마 최은희 기자상을 받았을 거다), 노무현 시절 막바지에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면서 쓴 글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해군 함정 진수식인가?). 사실 2003년 경 이미숙의 국제면 기사는 상당히 괜찮았었다. 아직 문화일보에 있겠지? 김용옥은 당시 부임하여 얼마되지 않던 이병규 사장과 대판 싸우고(?) 문화일보 글쓰기를 그만두었다. 그 직후 <오마이뉴스>에 장문의 글을 써 올려 격정을 토로했던 것이 기억난다.

김광원이라는 논설위원도 있었는데 그는 그 언저리(2004년 경)에 언론재단 이사로 선임되어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화일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노빠스러운(?) 글을 썼다. 윤창중이라고 하는 꼴통과 묘하게 공존하던 시절이었다.

노윤정이라는 기자도 생각이 난다. 문화일보 노윤정은 얼굴을 보지 않았으니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요즘 KBS뉴스에 나오는 그 노윤정이 맞지 싶다. 양성희라는 기자도 있었는데, 지금은 중앙일보에 있을 거다. 지금 <미디어오늘>에 있는 박상주도 당시에 산업부 차장인가(?-정확하지는 않다)로 있었다.요즘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경력기자를 상당히 많이 뽑던 시절이었다. 몇몇 더 떠오르지만 어디로 이동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더 적지는 않겠다. 물론 인터넷을 검색하면 되겠지만, 그럴 이유까지는 없다.

지금도 사장을 계속하고 있지 싶은 이병규가 현대백화점 사장으로 있다가 문화일보 사장이 되면서 ‘조중동’이라는 표현이 ‘조중동문’으로 바뀌었다. 김용옥, 이재용이 갈등 끝에 글쓰기와 그리기를 그만두었다. 많은 기자들이 타사로 옮겼다. 지금은 그것도 용이하지 않을 것이지만, 절이 싫어 중이 떠난 케이스라고 보아 무방할 것이다. 모든 것은 사장 한 사람이 바뀜으로 시작되었다. 이명박 정권이 왜 언론사 사장에 집착하는 지를 잘 알 수 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승주나무의 면모>블로그에서 ‘매년 정부돈 300억원씩 받는 신문사를 아시나요?’ 라는 기사를 보고 문득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어디든지 그렇겠지만, 요즘의 언론사라는 것이 인사권이 편집권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연합뉴스의 보도태도는 앞으로 더욱 친이명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의 사장 추천권과 예결산 승인권을 가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에  ‘동아일보’ 논설주간과 이명박 언론특보를 지낸 최규철이 선임되었다는 것 아니겠나.

승주나무님은 눈에 불을 밝히고 연합뉴스 기사를 모니터링하여 댓글이나 모니터링 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하며 논조를 흐리지 않도록 견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기자들이 데스크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독자 피드백’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 까닭이란다. 사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에는, 억울하지만 그 방법 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흔히 ‘그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라고 체념하고 방관 혹은 무관심해지기 쉽지만, 사실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물론 결과는 제한적일 수 있겠으나, 아무런 합리적 비판도 없이 그저 ‘씨바’거리고만 있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재작년 선거 막바지에는 ‘조중동문’에서 한발 더 나아가 <네이버>까지를 포함해서 ‘조중동문네’라고 하기도 했다. ‘조중동문네연’은 너무 길어서 싫다. 그 이전에 우리 독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며 많은 피드백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나라돈 300억이 매년 들어가니 우리는 연합뉴스의 보도태도에 문제 삼을 수 있는 권리가 충분히 있다. 물론, <연합뉴스>의 합리적이고 용기있는 기자들에게도 기대를 놓지 않겠다. 

ps. 이 글에 적은 것은 거의 모두 기억에만 의지하고 검색으로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불친절한 블로거로 살려고 마음 먹었다. :-) 틀린 게 있으면, 이야기해 주시라. 확인해보고 고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