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연좌제적 비난??

olddj 2004. 3. 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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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한나라당의 대표가 되고 그 효과가 있니 없니 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 여기서 효과란 총선에서의 효과를 말하는 것일게다. 나는 그런 언론의 작태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한다. 한 편에서는 박근혜와 딴나라당을 띄우면서 다른 한 편으로 효과 운운하며 양동작전을 펴는 것이다. 마치 바둑의 어떤 한 국면에서 젖힘수의 효과 운운하며 대단한 수인양 호들갑을 떠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선이 장기라면 총선은 바둑에 가깝지 않을까?)

언론은 '그냥 이대로 끝나면 뭔가 재미가 없지 않느냐'라는 식의 선정성과 경마식 보도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게 과연 딴나라당의 득표에 얼마나 (+)가 될 지는 미지수다. 딴나라당이 던진 그 수는 이미 판세가 기운 상황에서 나오는 하나의 고육지책일 뿐이다. 소위 승부수를 던질 자리도 놓친 국면이니, 그 호들갑은 진 편이나 그 구경꾼들이 하는 잠깐의 허풍 혹은 째잭하는 단말마의 비명인 것이다. 더욱이 박대표가 교회-성당-절을 오가며 세속적인 질서와 종교적인 경건함의 관계를 어지럽힘으로써, 천막당사라고 하는 이미테이션 작업을 그리 아름답지 못하게 수행함으로써 딴나라당의 '콘크리트 표'라고 하는 15%에서 얼마나 더 나아갈 지는 심히 의문이다. 언제나 이미테이션 제품은 싸구려라는 느낌을 갖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각설, 박근혜를 비판하면서 박정희를 끌어 들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것이 연좌제적 비난이 될 수 있을까? 참으로 해괴하기 짝이 없는 소리다. 이번 탄핵국면과 총선이 어떠한 한 역사성을 띄고 있음이 그 이유다. 박근혜는 대표가 된후 박정희와 이승만에게 참배하였다고 한다. 박정희 묘소에 참배하는 것은 혈육지정으로 이해를 하나, '폭군' 이승만에게 참배를 했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박정희에 대한 참배도 '혈육지정'만은 아닌 것이요, 정치적인 '계승'의 의미가 있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느끼리라.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들려 나가는 임종석을 보며 웃는 박대표의 모습에서 나는 박정희의 망령을 보았다.

그리고 연좌제란 무엇인가. 월북한 아버지가 있으면 가족들이 '빨갱이'소리들어 가며 취직도 못하고 감시 당하며 음지의 삶을 살던 그 연좌제다. 그렇다면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과연 연좌제를 운운할 수 있는가. 박정희라는 아버지의 이미지의 밝은 면을 극대화하면서 세를 결집하고, 박정희의 어두운 면을 부각하면 연좌제인가? '독재자의 딸'이라고 하면 연좌제적 표현인가? 미안하지만 그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은 거의 모든 외신이 먼저 꺼낸 이야기이다. 오히려 애써 외면하는 것은 우리나라 언론인 것이다.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좀 심한 말로 하자면 박정희와 박근혜는 싸잡아 욕 얻어 먹어도 된다. 그게 인지상정인 것이다. 오늘 어떤 기사를 보니 '연좌제적'이라는 표현이 있어, 참 우리 언론 멀기도 많이 멀었다는 생각에서 가볍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