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조인스>에 들어가보고 깜딱 놀랐다. "북한이 합의해준 건 아마 돈 때문 아니겠나" 라는 기사가 메인화면의 꼭대기 헤드라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말을 한 것은 빅터 차(Victor D. Cha). 저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지만 그 말을 받아 대서특필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도대체 저널리즘이 뭔지, 신문의 객관성, 공정성, 사실 보도 원칙 같은 건 어디다 팔아먹고 일개 대학교수의 어림짐작을 헤드라인에 넣는다는 말인가.


이거야말로 전형적으로 '남 이름'으로 '내 주장' 밀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남이 하는 말이 의견이냐 사실이냐, 맞냐 그르냐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소위 말하는 '따옴표 저널리즘'이라는 것이지.
따옴표 저널리즘
사회 이슈의 고비마다 입맛에 맞는 발언만 골라서 인용 보도하는 것을 언론비평가들은 '따옴표 저널리즘'이라 부른다. 여기서 동원되는 '따옴표'는 객관보도로 위장하려는 교묘한 장치에 불과하다. 따옴표 저널리즘은 작은 사건을 과장하거나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중요한 내용을 생략한 채 문제가 될 만한 구절을 선정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왜곡보도에 해당한다. 언론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인물이나 발언의 비중과 상관없이, 단순 말실수까지도 정색하고 따옴표를 이용해 제목으로 내보낸다. (박경만 지음 '조작의 폭력'에서 인용)
사회 이슈의 고비마다 입맛에 맞는 발언만 골라서 인용 보도하는 것을 언론비평가들은 '따옴표 저널리즘'이라 부른다. 여기서 동원되는 '따옴표'는 객관보도로 위장하려는 교묘한 장치에 불과하다. 따옴표 저널리즘은 작은 사건을 과장하거나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중요한 내용을 생략한 채 문제가 될 만한 구절을 선정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왜곡보도에 해당한다. 언론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인물이나 발언의 비중과 상관없이, 단순 말실수까지도 정색하고 따옴표를 이용해 제목으로 내보낸다. (박경만 지음 '조작의 폭력'에서 인용)

개나 소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치적 목적'을 드러낼 수 있나 싶다. 남북정상회담 관련기사 배열해놓은 꼬라지도 참 흉측스럽기 짝이 없다. 어떻게된 게 딴나라당 발표 내용이 첫 머리에 올라가는 지 이해할 수 없다. 환영한다는 성명도 여기저기서 발표했는데 달랑….'"시기 ·장소 ·절차 부적절 …대선...'라는 기사만 눈에 보이게 배치했는지 모르겠다. 몇 줄 되지도 않는 기사를 말이다.
또, '본지 대특종! 8·28일 평양서 만난...'을 읽고 다시 역으로 그 특종했다는 기사 "8·28 평양 북핵 정상회담설"(이것도 따옴표군. 책임회피용.)를 읽으니 이건 '특종'이 아니라 오보에 가깝다.
"2차 정상회담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지난 3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때 일정에 최종 합의하고, 10일 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8월28일 4자 정상회담 추진설’로 잘못 알려져 보도되자 정부는 보안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발표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이다."(한겨레 8월 9일)
특종이라는 기사 내용을 읽어보면 날짜 말고는 변변히 제대로 맞춘 것도 없으면서, 특종이라고 우기는 꼬라지는 참으로 괴이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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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차 인터뷰기사가 탑에 올랐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중앙일보의 본심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할진대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최대한으로 실패해 삐리라'고 정한수 떠놓고 기도할런지도, 아니면 짚으로 노무현과 김정일의 인형을 만들어서 바늘로 찌르고 활로 쏘고 하는 짓거리를 할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라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