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잡담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한편이 될 것이다

olddj 2011. 10. 27. 03:19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참 기분이 좋다. 그래서 혼자 맥주 소주 여러잔 했다.

우스꽝스런 생각일런지는 모르지만, 선거 전에 한 생각의 일단은 이렇다.

노무현은 유권자들에게 '정치를 외면하지 마라'고 역설하였지만, 말년에는 측근들에게 '정치, 하지 마라'는 쪼의 말을 하였다고 한다. 똑 같은 '정치'라는 단어를 두고 이리 달리 이야기한 것은 말하는 대상과 시기에 따른 변화였을 것이다. 조금만 사유를 한다면 두 말은 결코 다른 말이 아니다.

안철수와 박원순은 그 대상이나 시기에 반하는 사람들이기에 노무현에 대해 청개구리식으로 처신한다고 볼수 있다. 박원순은 이명박과 친한 시절 월급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게 한 사람이고, 안철수는 이명박 정부 밑에서 감투를 쓰고 있던(는) 사람이다. 박원순의 '일패도지'나 안철수의 '응징'도 어짜피 정치적으로 보면 이기적인 사연일지 모든다. 당해봐야 아는 것이지. 씨바.

세월은 거꾸로 흐르다가, 이제야 다시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로 되었다(최장집의 허접함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갈 길은 멀고도 멀다. 내 삶의 끝에까지는 이런 구도가 바뀌리라는 보장도, 확신도 없다. 갈 길 꺼거꾸로 돌아온 만큼 갈 길이 멀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도 한 편이 되는 일, 참 어렵다. 하지만 난 분명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한편이 될것이다. 맹세하고 다짐한다.

(이글은 박원순이 서울시장 당선된 당일 즈음에 쓰다가 보관했던 글. 아주 약간만 보충해서 이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