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이명박 정권, 면상 개 가죽(革)을 쓰다.

olddj 2009. 6. 23. 09:14

이 정권 들어 ‘개혁’이라는 낱말이  아주 이상하게 쓰이고 있다.

원래 ‘개혁’이라 함은 어떤 제도나 기구 또는 관습 따위를 점진적 합법적으로 바꾸어 나간다는 의미다. 거기 더해, ‘합리적 방향’으로 새롭게 바꾸어 나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즉 ‘개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비합리적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나 나쁘게 고치는 걸 의미하는  ‘개악’이라는 낱말이 ‘개혁’의 반대말로 쓰이기도 하는 것이다.

제하 몇 언론에서 어제 mb의 검찰총장, 국세청장 인사와 수석비서관회의 발언 내용을 들어 ‘개혁’이라고 받아 쓰고 있다. 넌센스도 이런 넌센스도 없다. non-common sense.

어제 mbc 뉴스데스크 보도 내용을 보자.

◀ANC▶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파격인사를 단행한 이명박 대통령이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면서 국정 장악력을 높여나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주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는 조직의 변화를 주기 위해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검찰에 대해서는 기존의 수사관행에 문제가 있었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강도 높은 변화를 주문했습니다.

국세청에 대해서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음 달 예상되는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인사와 고강도 개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사회가 너무 지나치게 좌우 이념적 구분을 하고 있다”며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려면 중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의 정국 혼란의 원인을 이념 갈등 과잉으로 진단하면서, 중도 실용주의에 초점을 맞춘 국정운영으로 이를 풀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요 국정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해, 앞으로 쟁점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장악력이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과 종교계, 언론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 형식으로 근원적 처방과 국정개혁 방안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MBC 뉴스 이주승입니다.


사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개악’ 소리 조차 들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인사라는 거다.

그들의 과거를 조금만 돌아 봐도 고강도 탄압, 선별적 법 적용을 예측할 수 있다. 그들이 이명박의 충실한 강아지 역할을 할 것도 예측할 수 있다.

mb는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다.

‘국정 파탄’이 어떤 것인가를 확실히 보여 주고야 말겠다는 뜻 같다.

‘독재’란 이렇게 하는 것이니 니들은 꼼짝마라는 뜻 같다. 무원칙과 비상식의 전형이다.

‘중도 강화론’은 개 껌 씹는 소리다. 대운하나 미디어악법은 이념과 관계있는 것이 아니다. 정책적 무리수를 이념으로 포장하려하는 유치한 화장술이다.

개혁은 개의 가죽(革)을 말하는 것인가. 사전에서 ‘개가죽’을 찾으면 ‘낯가죽’의 속된 말로 나온다.

인터넷 검색으로 안 사실인데, ‘면상 개가죽을 쓰다’라는 말은 ‘하는 짓이 막가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그리 생각하면 역설적으로 단어 선택 한 번 잘했다. 개혁이라는 화장술 혹은 포장을 개가죽을 쓴 것으로 보면 ‘하는 짓이 막가다’는 말이 얼마나 어울리는가.

쥐들이 개가죽을 쓰니 한편으로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어이가 없다.

그래서 아주 순화된 표현으로 한 번 써보았다.

약간의 분노를 억누르며 쓰려니 좀 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