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이것도 기사냐? 허접 쓰레기 ㅎㅎ"

olddj 2008. 4. 6. 05:30
아까 낮에 <다음> 뉴스를 보다가, 오른족 사이드바에 좀 눈에 띄는 제목이 있어서 클릭해 보았다. "대통령이 마중나온 건 처음 봐"라는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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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욱 읽으면서 비실비실 웃음이 나왔다. 중간쯤 읽다가 '도대체, 어느 신문 기사지?'하는 의문이 들어 다시 위로 올라가 확인하니,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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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음> 뉴스를 보면 웃기는 것이, 정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모든 뉴스는 위 스샷과 같이 '제18대총선'이라는 커다란 배너가 위에 걸려 있다는 것. 본의건 아니건 간에 대통령이 하는 모든 행위가 직간접으로 선거와 관련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싶다. 마찬가지로 신문기사나 그 기사가 실리는 포털 사이트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앙일보가 이런 기사를 싣는다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본다.

아무튼 '참으로 한심한 기사'라 생각하며 끝까지 다 읽었다. '추천 의견'이 눈에 들어 오는 순간, 혼자 있는데도 소리내어 웃게 되더라. "이것도 기사냐? 허접 쓰레기...ㅎㅎ"라는 댓글 제목 때문이다. (스샷은 2008. 4. 6. 02:00 경에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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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정반대로 <조인스>에는 이런 '허접 쓰레기' 기사에 열광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썩은 생선에 파리가 많이 모이고, 허접쓰레기에 바퀴벌레가 많이 모이는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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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를 가장 적대시하던 대학총장이 전 고려대 총장 어윤대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국무총리, 경제부처장관, 교과부장관 등 이명박 정권 요직마다 입길에 오르내렸다. 최종적으로 교과부(당시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겨레> 등의 집요한 취재로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등이 보도되어, 없던 일이 되어버린 경우다.  (<한겨레> 2008. 3. 3 지번을 3천개나 뒤진 끝에 … )

연세대 총장이었던 정창영의 부인이 편입학 비리에 연루되어 쪽을 판 것은, 알려져서 그나마 아는 것이지만, 사실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하는 게 내 생각이다..

숙명여대 총장 이경숙은 또 어떤가. 각종 부적절한 발언과 정책 제시로 개쪽만 팔았다. 어리버리하게 인수인계를 해서 이명박 정부가 하는 일도 하나같이 어리버리하게 되었다. 얼마나 이미지가 좋지 않았으면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말이 철회지...^^;)

이명박의 대학 총장 사랑은 알아 줄 만 하지만, 나는 중앙일보에 소개된 그 '총장'들이 우습게보이고, 비굴해 보이고, 한심해 보인다.

이명박이 이렇게 대학 총장들 모아놓고 굽신거리며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책이라고 꺼낸 것이 '등록금 후불제 적극 검토'와 '장학금 확대'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등록금이 어디에 쓰이는 지, 대학의 등록금 인상율이 왜 그리 높은 지 그 근거를 따져 묻고 주의를 환기시켜야 하는 게 올바른 순서 아닐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학교로 '사업'을 하고 있는 사학재단.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면서도 사학의 인상율을 뺨치는 국공립 대학. 그 얼굴마담 격인 대학총장들에게 호통치지는 못할 망정 '자율화'라는, 그 개념조차 모호한 선물만 안겨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말이다.

오늘날 대학이 얼마나 비능률, 비실용의 온상이며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전혀 없다. (참고 기사 : <오마이뉴스>2008. 2.28. 고액 대학 등록금, 어디에 쓰나 했더니... )

이명박의 호통에 일산경찰서 하위직만 6명이 직위해제되고, 있지도 않은 220대 톨게이트 때문에 애꿎은 노동자 45명이 자리를 잃었다. 연일 계속되는 질타, 질책, 호통에 왜 애꿎은 '밑에 사람'만 피해를 보아야 하는가. 대학총장들에게는 '호통'칠 일이 없다는 말인가. 피해는 학생들만 보고 있는데.

중앙일보 기사에 의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총장은 “지난해 토론회에서는 ‘집단 이기주의를 버려라’ ‘강자들이 목소리를 내선 안 된다’고 노 전 대통령이 훈시를 해 밥이 넘어가지 않았었다”고 했다.」얼마나 멋있나.

이명박의 '파격적'인 행동이 연일 계속되는 요즘이다. 중앙일보는 이명박과 기사에 소개된 대학총장들과 중앙일보는 서로 '빨아주는' 관계임을 과시하려고 했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파격을 아무리 미화하려고 해도 눈밝은 네티즌이라면 다 안다.  '허접 쓰레기' 기사라는 걸. 다만 <조인스>에 우글거리는, 글을 눈으로 읽지 않고 발로 읽는, 수준 이하의 독자들만이 헬렐레할 뿐이다.

강자에게 옳은 말을 할 줄 알고, 약자는 최대한 배려하려 했던 전임 대통령을 그렇게 깔아 뭉개고 싶은가? 그렇게나 '허접 쓰레기'라는 말을 듣지 못해 환장을 하는가?

'허접 쓰레기'를 기사라고 쓴 강홍준·배노필 기자는 손바닥에 지문이 남아 있는 지 매일매일 확인할 일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발은 확실히 씻고 자야 하겠다. 발로 기사 쓴다고 고생 많았았겠지만 발에 쓰레기 참 많이 묻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