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잡담

전봇대와 까치집

olddj 2008. 3. 5. 02:25
웬만한 선은 거의 다 거쳐야 한다. 전기선은 물론이요, 전화선, 케이블 방송선, 인터넷선….

때로 술취한 친구의 말을 묵묵히 들어 준다. 그 친구의 발길에  채이기도 한다.
전·월세·매매, 가정교사의 광고판이 되고, 쓰레기 분리수거의 집합소가 되기도 한다.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견공의 화장실이 되기도 했다.

컴퓨터를 하는 방 창문 앞 길 건너에 전봇대가 있다. 사진은  한 달 반  전 쯤에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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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면, 22,900볼트 짜리 변압기 3대의 가운데 아랫쪽 나무가지들이 몇 가닥 얼기설기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까치 부부가 번갈아 가며 나무가지를 물어와서 집을 짓고 있었다. 까치가 나무가지를 물고 있는 모습을 찍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설 때 김해를 다녀오니 어느새 집은 다 지어져 있었다. 구부러진 전선 위에 까치가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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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보니 까치 두 마리가 입에 먹이를 물고 번갈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집 안에 새끼들이 있는 것 같았다. 북서쪽으로 문을 내어놓아 찍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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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밖을 볼 때 전봇대가 무척이나 거슬렸다. 요즘은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생각을 하며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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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괜찮은 설치미술 작품이 내 창 바로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