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신문족' 이명박과 앙드레김 비교

olddj 2008. 2. 27. 12:55
이 글은 중앙일보 2008년 2월 4일 ‘신문광’ 이명박 … ‘댓글족’ 노무현이란 기사를 보고 생각이 나서 쓰기 시작했으나, 귀찮아서 중간에 말았던 것을 다시 끄집어 내어 완성한 것이다.

놀라운 닮은 꼴, 앙드레김과 이명박 - 신문족


그는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경제신문, 종합지, 스포츠지, 영자지 등 모두 17개 신문을 읽는다. 2시간 동안 신문 전부를 정독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기사나 일과 관련한 뉴스는 놓치지 않는다. 30년간 신문을 탐독해온 터라 그만의 노하우가 쌓인 탓이다. 꼼꼼히 다시 읽을 필요가 있는 기사는 가위로 잘라 놓았다가 차안이나 주말 한가한 시간에 다시 읽는다.
기록 보관이 필요한 기사는 다시 분류해 스크랩해 놓는다.

매일경제 2006년 3월 21일 디자이너 앙드레 김, 새벽 5시부터 17개신문 탐독

그의 집에는 5개의 TV수상기가 있어 늘 4개 공중파와 1개 케이블을 모니터한다. 9시에 출근해 직원들과 함께 그날 할 일도 챙기고 디자인도 하고 손님도 맞는다.

<뉴스메이커> 2005년 8월 24일 586호  [유인경이 만난 사람]"한국 이미지 드자인 해왔어요"

한 측근 인사는 “당선인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 10여 종을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읽는다”고 말했다. “신제품 기사는 물론 공연 단신까지 꿰고 있다”는 것이다. 당선인이 이렇다 보니 측근들도 눈 뜨자마자 신문부터 찾는 게 일이다.
......
당선인의 방송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 얼마 전 KBS 아침 방송의 선정성 문제를 지적한 게 우연이 아니라고 한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당선인은 케이블 영화 채널을 즐겨 보는 데다 가끔씩 ‘개그콘서트’ 같은 프로그램도 본다”고 말했다. 차에는 늘 YTN 같은 뉴스 채널을 틀어 놓는다.

중앙일보 2008년 2월 4일 ‘신문광’ 이명박 … ‘댓글족’ 노무현

앙드레김은 이명박보다 더한 '신문족'이다. 방송도 5개 티비를 동시에 틀어 놓고 본다니, 유인경의 말마따나 '대단한 신경회로'다. 아무튼 신문·방송에  갖는 관심이 상당히 닮은 꼴이다.

또 있다.

일요일이 아까운 성실, 부지런함

남들은 마흔살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요즘, 환갑 넘은 영감에게 이렇게 부와 명예가 쏟아지다니.... 하지만 그는 오래 전에 뿌린 씨앗을 이제야 거두는 셈이다. 그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5년 8월 24일 <뉴스메이커> 586호  [유인경이 만난 사람]"한국 이미지 드자인 해왔어요"

앙드레 김은 일요일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할 일이 너무나 많기에 쉬는 일요일조차 시간이 아깝다는 것. 혼자 하는 일은 처리하지만 공동으로 작업을 해야 할 땐 일요 일이 원망스럽다.
그가 일요일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다는 것. 신문이 안 와도 세상은 돌아가기 때문에 정보와 뉴스를 하루라도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매일경제 2006년 3월 21일 디자이너 앙드레 김, 새벽 5시부터 17개신문 탐독

한편 이 당선인은 `노 홀리데이(No Holiday)' 원칙에 따라 일요일인 이날도 오전 8시께 통의동 집무실로 출근, 기자회견문과 각료 인선안 보고서 등을 훑어봤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연합뉴스 2008년 1월 13일 <李당선인 신년기자회견 뭘 담나>

당선인은 국내 첫 일요판 신문인 중앙SUNDAY가 창간된 직후 “아침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신문을 가지러 나갔다 일요일이어서 허탕 치는 일이 많았는데 일요일에도 신문이 나온다니 잘됐다”고 말한 적도 있다.

중앙일보 2008년 2월 4일 ‘신문광’ 이명박 … ‘댓글족’ 노무현

물론 여기에는 약간 다른 것이 있다. 일요일에도 일을 하는 건 같지만, 앙드레김이 직원들에게 일요일 근무를 강요하지 않는 것에 비해 이명박은 아랫사람들에게도 노홀리데이를 요구한다.

자연스러운, 혹은 부자연스러운 영어 사랑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뽑으라"(이 당선인, 1월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최고의 인재로 선발하라면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들어 '오륀지' 이러니까 가져오더라"(이 위원장, 1월30일 영어공교육 공청회에서 우리 나라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두잉 데어 베스트(Doing their Best.최선을 다함)'는 하게 될 것"(이 당선인, 2월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선을 소개하면서)

이 당선인은 지난해 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유 아 베리 웰컴"이라고 인사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나지막한 웃음을 터트렸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은 전혀 개의치 않고 버시바우 대사와 스스럼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각종 보도 중 일부

우리말 학술·운동 시민단체인 한글문화연대(대표 김영명)는 19일 올해의 우리말 해침꾼에 앙드레김, KORAIL(한국철도공사), KOGAS(한국가스공사), 국정홍보처를 선정했다.

앙드레김은 방송 등에 출연해 ‘환타스틱한’ ‘엘레강스한’ 등 외국어와 한글을 마구 뒤섞어 사용한 점이 지적됐다. 어린이와 개그맨들까지 이를 따라하는 등 시청자의 언어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 단체는 평가했다.

한겨레 2006년 12월 20일 앙드레김·국정홍보처 ‘우리말 해침꾼’

그밖에 '자수성가형'이라거나 '대충 연예인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겠다.
그러나 다른 점도 분명히 있다. 세금에 대한 것을 보자.

모범납세자 앙드레김, 세금탈루자 이명박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앙드레김 의상실이 최근 3년간 매출누락, 가공경비 계상, 위장-가공 세금 계산서 수수사실이 전혀 없고 장부를 성실히 기장했음을 높이 평가하여 상을 주었단다. 축하인사에 그는 덩치에 안 어울리게 아기처럼 기뻐했다.
 "오우, 여러 가지 상을 많이 받았지만 참 기쁘고 뿌듯해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남보다 세금을 많이 낸 것도 아니어서 상을 받을 줄 몰랐거든요 ."

2005년 8월 24일 <뉴스메이커> 586호  [유인경이 만난 사람]"한국 이미지 드자인 해왔어요"

국세청은 17일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표창을 받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씨와 탤런트 김희선 권상우 이효리 한채영씨 등 5명을 국세청 명예홍보위원으로 위촉했다.

2005년 6월 17일 연합뉴스 앙드레김.이효리.권상우씨 국세청 명예홍보위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큰 딸과 아들 등 두 자녀의 위장취업 의혹과 관련된 미납세금 4300만 원을 일괄납부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후보는 자녀 위장취업과 관련해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날 국세청에 세무조사 및 검찰고발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공세가 계속되고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미납세금을 자진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2007년 11월 14일 李, '위장취업' 관련 4300만 원 세금 서둘러 납부

세금에 관해서는 이명박과 앙드레김이 천지차인 걸 알 수 있다. 또 있다.

앙드레김의 끊임없는 자기 개선 노력

이러한 발표가 난 뒤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앙드레 김의 말투는 현저히 영어 사용이 줄고 우리말 위주로 말을 하는 말투로 바뀌었다. 지난달 31일 열린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앙드레 김은 방송된 인터뷰에서 단 한단어도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이색적인(?)장면을 연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1일 방송된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서도 우리말 위주의 말투를 구사했다. 물론 플라토닉이라는 영어식 표현이 나왔지만 어법에 맞지않은 무분별한 영어와 우리말 혼용의 말투는 보이지 않았다.

마이데일리 2007년 1월 11일 앙드레 김 영어식 말투가 사라졌다?

앙드레김은 무슨 일이던지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을 끝없이 고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두고 볼 일이지만 이명박은 거의 끝까지 가보는 스타일인 것 같다.

아울러 영어전용교사자격제도를 도입하고 영어도서관 설립 등 ‘잉글리시 프랜들리(영어친화적)’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6월 국회에서 영어교육진흥특별법을 제정하도록 제안했다.

한국일보 2008년 2월 27일   "PSI 참여… 6월 6者 본회담"

영어 교육과 관련해서 그렇게 많은 비판을 받고 '몰입식 수업'도 없던 걸로 되었지만 그 기조는 여전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참으로 이상한 것이 이명박이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면 영어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게 된다.ㅠㅠ)

 최근 내각이나 청와대 인선에서도 자진해서 그만두겠다는 이춘호 말고는 "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이명박과 앙드레김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으로 이명박이 얼마나 뻘짓을 할런지 예측해 보는 것도  재미는 있으나, 나라의 미래와 자식들의 미래가 두려워지는 요즘이다.

이명박이 머리 조아리며 인사 청해야 할 사람은 방우영이 아니라 앙드레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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