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기자실 폐쇄하고 '삐리리' 간판을 걸지 그래

olddj 2007. 9. 16. 07:45
KBS의 미행과 도청

[각주:1] 엊그제 아침에 게슴츠레 눈을 뜨고 kbs뉴스를 건성으로 보고 있을 때였다. 정윤재가 나오고 대책회의 운운하는 방송이 나오길래, 조금 신경써서 보았다. 근데 이건 미행에다가 도청한 방송이 나오는 것 아닌가. 인터뷰를 따려고 기자가 쫄쫄 따라가는 모습을 보니, 정윤재 참 안됐다 싶더라고. 그리고 녹취를 딴 내용도 듣기에 별꺼 아닌데, '대책회의'라고 이름 붙이는 것도 황당했다. 무슨 '대책회의'를 카페에서 술 마시면서 한단 말인가. 김희정을 따라다니며 취재해보면 큰 거 건질지도 모르는데, 왜 정윤재만 따라다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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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보도를 받아서 찌라시들이 기사를 썼다.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는데, '논란'은 kbs지네가 갔다 붙인 거다. 본질은 미행과 도청이다.

이 사안에 대해 중앙일보만이 KBS 정윤재 대화 `도청` 논란 이라고 제대로된 시각에서 보도하고 있다.[각주:2] 청와대도 국정브리핑에서 그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천호선대변인도 1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화내용을 당사자 동의없이 몰래 녹취하고, 사실상 도청인데, 이를 공개한 것은 심각한 인권유린이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소지가 크다"


사진을 '발견'한 문화일보

<문화일보>가 보도하여 문제가 된 기사에서 사진의 출처를 알 수 있는 문구는 아래와 같다.

"문화계 유력인사의 집에서 신정아(여·35)씨의 누드 사진이 여러장 발견됐다."

<미디어오늘>의 기사에 의하면 <문화일보>의 이용식 편집국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국장은 "앞으로 신씨 사건에서 더 많은 것이 드러날 것"이라며 "누드사진 입수경로 등은 지금으로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말들을 보건대, 괜시리 '무단침입'이나 '절도'와 같은 낱말이 떠오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리라. 더구나 이 사진들은 동료 찌라시들로부터 합성 의혹도 받고 있고, 신정아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어지간한 어디 직원도 하지 못할 일을 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뭐, 정당하게 입수한 진짜 사진이라고 해도 명예훼손에 걸린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조선일보가 '입수'한 신정아의 신용카드 관련 통지서

조선일보는 <신용불량 신씨, 미국선 ‘VIP고객’>이라는 기사를 통해 픽션과 논픽션을 교묘히 섞어서 쓰고 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이 기사를 분석하여 상당히 신빙성있는 추리가 돌고 있다. (CLEANCUT의 세상이야기  중 조선일보 미국특파원은 신정아 우편물을 훔쳤다면 미국에서 도망쳐야 할듯..)

이미 대운하 보고서는 중앙일보의 새끼매체 기자가 입수하여 엉뚱한 시각으로 보도된 바 있다. 또한 이명박의 주민등록 초본도 중앙일보 기자의 손을 거쳐 김혁규에게까지 넘어가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공작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도 불구하고, 이명박과 언론들은 오히려 청와대 배후설을 확대재생산했다. 적반하장 격으로 이명박의 개인정보 유출에 초점을 맞추는 보도를 일삼던 찌라시들이다.


기자실 자리에 차라리 '삐리리' 간판을 걸어라

어제 청와대 국정브리핑 기사에는 한국 언론에 상식과 논리 회복은 언제쯤… 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얼마나 답답하겠나. 옆에서 구경하는 내가 욕이 저절로 나온다. 이것 저것 다 양보하는 청와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이것들은 개기고 있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다.

대통령과의 토론회에 참석했던 <오마이뉴스>의 오연호는 또 뭔가. pd야 한발 물러 있는 사람이고, 이준희 기자는 이곳저곳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조금씩이나마 말하고 있는데, 오연호는 1%에 올인한 것이 그리도 자랑스러울까? 토론회 때 그렇게 버버거리더니 일언반구 쓰다달다 얘기가 없는 걸 보면 <말>지 출신들의 정치성은 알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향성만 다르지 하는 행태는 조중동과 똑같지 않은가. 또, 기협의 정일용은 힘도 없이 얼굴마담이나 하고 있으려면 하루 빨리 자리 차고 나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얘기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기자들은 기자실 간판을 내리고 그 자리에 다른 간판을 거는 것이 어떨까? 미행, 도청, 절도, 우편물 디비기, 사생활 뒷조사 등의 의혹을 받는게 찌라시 종업원들일진대 내가 든 예만 해도 충분히 그 경쟁업종[각주:3] 뺨치지 않는가 말이다.

아무튼 지저분한 넘들이다. 범죄집단이 되어 방방 뜨는 언론들.
갈 때까지 가고 한 발 더 나가는구나.

"이봐, 거긴 낭떨어지란 말야! 븅딱들아"

^^/

관련 포스트 :
  1. 이 글을 썼을 때만 하더라도 <다음 블로거뉴스>에 어떻게 보내는 지 방법을 잘 몰랐다. 시차는 있지만 조금전 정윤재의 영장이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늦게나마 이기사를 <미디어다음>에 전송한다. 2007.9.20 23:39 [본문으로]
  2. 중앙일보가 이렇게 보도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홍석현이 x파일 사건에 연루가 되었음에도 엉뚱하게도 이상호 기자가 통비법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중앙일보는 이런 상황을 합리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물론 상황은 아주 많이 다르다. 중앙일보는 그런 거 신경 안쓴다.) 홍석현을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또, 홍석현은 공중파 방송 소유에 대한 야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공중파 방송은 우선 씹고 보는 것이다. 그 욕망이 엄청나게 크기에 잠시 청와대를 엮어서 함께 질할하는 것을 뒤로 미루는 기민함을 보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3. 이 글에서 '삐리리' '경쟁업종' 등으로 표현한 것은 자칫 어떤 특정 직업에 대해 있을 수 있는 편견이나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