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종심과 이립

olddj 2007. 6. 13. 03:34

종심(從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래 우리가 즐겨 하는 해석은 '70세에는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는 것입니다. 흔히들 나이에 중점을 두어서 얘기되곤 하는데요, '지천명'이나 '이순' 같은 것을 볼 때 나이의 흐름이 아니라 그 인간됨의 발전과정을 뜻한다고 봅니다. 쉽게 얘기하면 '지 꼴리는대로 행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게 나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신세계의 발달과정이라는 것이지요.

모두가 꼬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노무현은 단지 '지 꼴리는대로'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노무현의 언행은 정치공학일지도 모르고 더 나아가 고도의 정치술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과 뒤를 명확히 하고 논리가 정연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말싸움'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어느 누가 존나리 생각해서 말하더라도, 노통은 지조때로 씨부려도 이긴다.' 이게 종심(從心)입니다.

 기자협회(미디어포커스에 비쳤던 그 '만수무강'협회) 정일용이 대통령과의 '맞짱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아마 불혹(不惑) 정도의 수준인가 봅니다. 불혹이 종심을 이길 수는 없는 일이지요.

 오늘은 또 공작정치의 적자가 공작정치의 장본인을 캠프에 받아들였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말도 되지않는 '산업화', '민주화' 분류를 들면서도 뒤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죠. 사실 이런 걸 보면 이들은 '약관(弱冠)'도 되지 않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어디서 까불고 있어?"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

 최근에 벌어진 상황들은 저를 약간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믿었던 언론들도 왜 정확한 사리판단을 하지 못할까"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경향,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와 같은 매체들은 그래도 뭔가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제 수준에는 맞추지 못하더군요. 한겨레같은 경우 토씨 하나까지 문제 삼을 수 있는 지경이었습니다.

 아무튼 좋습니다. '약관'이 '종심'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언론들은 까불지 말고 공정보도 하는 게 살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립(而立)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