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잡담

안티조선의 성과?

olddj 2006. 10. 19. 10:11

[각주:1]안티조선의 성과는 너무 혁혁하여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내 느낌을 중심으로 대충 생각나는 것만 이야기해 보자면, 이렇다.

우선 영향력의 문제이다. 아직은 조선일보가 영향력이 있다고는 하나 약 5~6년 전과 비교해 본다면 상당히 많이 약해졌다. 언제까지나 부동의 1위일 것 같았던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인' 부문에서 조선 김대중은 이제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 존재가 되었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 보면 조선일보의 신뢰도는 한겨레의 몇 분의 일 수준에 불과하다. 포털에 조선일보 기사가 올라오면 비록 그 기사가 다분히 정상적인(?)기사라도 조선일보이기 때문에 욕을 쳐드시고 계신다.  교수들이 조선일보에는 기고를 꺼려한다는 소문도 돈다.

논조의 문제다. 매우 직설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변해버렸다. 예를 들면 오늘자 사설의 제목을 보면 <청와대 사람들, 도대체 제 정신이 박혔나>이다. 인터넷 댓글에 초딩들이나 쓸 말을 아무 여과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조선일보의 초조감을 말해주는 것이다. '전쟁 공포분위기 조성'이라는 것도 한꺼풀 벗기고 보면 그런 초조감의 발로다. 예전만큼 안보장사가 안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버림 받은 넘보다 더 불쌍한 것이 잊혀진 넘이다. 그 사실을 조선일보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날 좀 쳐다 봐 줘."의 벼랑끝 전술은 김정일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극단에 있는 집단이라면 필연이라고 본다. 알카에다도 그렇지 않나? 단지 이목을 끌기 위해서 논조를 이끌어 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기사의 질 문제이다. 역시 논조와 마찬가지로 좀 가련할 정도로 악에 받쳐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12일자 1면 보도를 봐서 알듯이 왜곡이나 허위보도, 사과나 정정없이 기사를 바꿔치는 행각이, 신문으로서는 매우 비정상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거다. 통계 숫자로 장난치는 것도 아주 다반사다. 하루나 이틀, 일 년이나 이 년은 그냥 가겠지만 분명히 뒷수습이 안 되는 국면이 오리라고 본다.(안와도 그만이지만^^) 사실 이는 안티조선이 의도했다고는 볼 수 없다.

외형에 관한 문제다. 이제 조중동 공히 찍자 마자 폐지로 가는 종이는 없는 것으로 안다. 조중동의 과당 외형 경쟁이 가져왔던 비정상적인 상태가 어느새 잡힌 것이다. 중앙일보를 필두로 한 가판 폐지도 그렇다. 물론 안티조선의 성과라고는 볼 수 없지만 연결고리의 한 쪽 끝에는 새발의 피만큼이라도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엊그제도 우리집에 조선일보 보급소 사람이 찾아 왔던데, 조건이 장난이 아니더라. 이런 자본주의의 개쓰레기같은 짓거리가 남아 있다. 자전거가 상품권으로 바뀌었다는 정도 밖에 없다. 그런데도 신문법 재개정 운운하고는 있으나, 어쩌면 이런 거는 안티조선의 의욕을 북돋는 것일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들이 신문을 제대로 읽는 힘을 길렀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치매든 노인네를 빼고는 조선일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겨레에 대한 비판도 마찬가지다. 안티조선은 꼭 조선일보 뿐만이 아니라 신문을 비판적으로 읽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습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한 것이다.

아무튼 22일에 열리는 조반마에 참가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이건 개인적인 성과라면 성과다. 세상 살면서 가슴 설레는 일이 얼마나 있겠나. 이 나이에. 또 쓰레기 같은 신문 때문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희망을 이웃에게서 본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이것도 성과라면 성과겠다. 물론 개인적인 것이긴 하지만.

  1. 이 글은 안티조선 우리모두 사이트에 누군가가 안티조선 실패했다 운운하여 그 답 격으로 쓴 글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