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잡담

샹글리라

olddj 2009. 12. 16. 16:32

60년대 여성 보컬그룹 The Shangri-Las에 마지막 붙은 's'가 복수형인지, 불어형인지 잘 모르겠다. 40년도 더 지난 지금 그들의 동영상을 검색해보니,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의 원조가 그들인 것 같다.



우연히 12월 <인물과 사상>을 얻어서 읽고 있는데, 거기 (구름재님 학교) '연구공간 수유+너머' 윤여일 연구원의 '텍스트로서의 장소, 샹글리라'라는 여행기가 있다.

"한편 동양이라는 대상은 또 달랐다. 신대륙이 개척하고 이주할 땅이라면, 동양은 마르코 폴로의 기행이 그러하듯 신비로운 여행의 장소에 가까웠다. ......신대륙에 대한 상상과는 달리 동양에는 구체적인 잇속만큼이나 또다른 구세계를 향한 종교적 감성도 짙게 깔렸다. 그런 만큼 동양을 향한 상상은 유럽인의 무의식을 잘 보여준다......동양은 방랑과 귀향을 위한 신비하고도 안전한 거리가 확보된 장소였다.......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의 <잃어버린지평선(Lost Horizon)>, 아마도 작가보다, 작품 자체보다도 유명한 것은 이 책에서 나오는 라마불교의 낙원 '샹글리라(Shangri-La)'라는 이름일 것이다."

<인물과사상> vol.140 p.140~142

이 글은 1933년에 <잃어버린 지평선>이 발표되고 난 이후 샹글리라에 대한 서구의 집착을 알 수 있는 여러 에피소드도 간략히 소개한다. 다 소개할 수 없음을 이해하시라.

재밌는 것이 '현실로 출현한 샹글리라'라는 단락이다.

중국 정부는 1997년 샹글리라를  '발견'하고 대대적 관광도시로 키우면서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시켰단다.(2003년) 관광객은 1995년 7만에서 2008년에는 200만을 넘었단다.

중국만이 샹글리라에 손을 댄 것은 아니었다. 샹그릴라 붐이 일자 인도나 네팔, 부탄 등 히말라야에 터를 잡았거나 히말라야를 끼는 나라들은 경쟁하듯이 자국의 어느 한 지점을 샹글리라라고 명명했다.......

<인물과사상> vol.140 p.147

샹글리라, 무릉도원, 유토피아, 삼포... 뜻하는 바는 다 다를 지 몰라도 주관적 자아 안에서의 이상향은 하나로 귀결되리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의 가짓수는 세상 어머니의 숫자와 같다"라는 말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