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세상 참 불공평하지 – 박재범을 보며

olddj 2009. 9. 9. 14:58

그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는 푸념을 하려는 거다.

1993년 박희태 딸의 부정입학 사건을 기억하는가.  그래 맞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으며, 지금 당 대표 자리를 내놓고 양산에 출마하려는 그 박희태다. 보수들이 소위 말하는 ‘애국주의’라는 건 참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 차라리 ‘파시즘’만도 못한 ‘기회주의’에 불과한 것이다.

GOP에서 근무 할 때다. 비오는 철책선에서 판초우의 덮어 쓰고 눈물 젖고 비 젖은 곰보빵을 먹으며 ‘내가 왜 여기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하염없이 사색한 적이 있다.  군 생활을 힘들어하던 전우들은 “에이, ㅆㅂ 전쟁이나 나 삐리라”하기도 했다. 이런 비애국적인 인간들과 군생활을 같이 해도 난 참 애국적이었다. 연병장에 올라가는 태극기를 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거 말이쥐… 그 상황에서는 다들 눈물 흘리게 돼있다. ㅠㅠ. 더구나 석양이 배경이라믄 말이다.

흔히 하는 이야기, 흔히 듣는 이야기 중에  “에라, 이민이라도 가야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실제 실행에 옮겨지는 것을 본 거는 별로 없다. 비애국적이라거나 불법탈법을 저지른 사람들은 외려 아주 많이 그런 길을 택한다. 언뜻 생각해도 생각나는 이름이 한상률이구나. 노골적으로 얘기해서 ‘해외도피’지. 김대중은 일본과 미국에서 생활할 때 ‘망명’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뉴라이트가 테러리스트라고 폄하하는 김구도 망명정부의 주석이었지. 일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미국 생활하던 많은 이들이 이 사회 지도층으로 행세하고 있다. 어찌 불공평하다고 말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박재범은 유승준과 비교할 꺼리도 되지 않는다. 난, 어느 자리에 가나  ‘나라 욕’을 한 적도 많기 때문이다.  정권을 욕하는 것과 나라를 욕하는 걸 구분지으라면 좀 난감하기는 하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욕을 막으려 한다면 참 신경질 날 것 같다.인권이 보편적인 것이듯, 표현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그냥 몇 마디 욕질하고 넘어 갈 일이 왜이리 시끄러운 건가, 참 의아하다.

아무리 가슴을 해부해서 쳐다봐라. 애국심이라는 물건이 나오나. 피투성이가 되도록 골을 뿌셔봐라. 그런 비슷한 게 나오나. 박재범이 문제가 아니다. 아예 나라를 말아 먹으려는 듯한 이 정권이 문제지. ‘개인 이익의 합이 사회 전체의 이익이다. 그래서 경쟁이란 중요한 것이다’ 정운찬과 이명박의 같은 생각이 마냥 두려워진다. 참 말도 안되고, 불공평한 정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