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저희가 드리는 돈으로 품위유지 하십시오”

olddj 2009. 5. 9. 17:51

아고라 경방에  id  ‘카르키시아노프’가 한 제안이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그는 어제 (2009.5.8) 저녁 6시 경 올린 글을 통해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돈을 모아 보내드리자’는 제안을 했다. 이후 9일 새벽에 두번째 글을 올렸고, 정오 경 세번째 글을 올렸다.

 

목표는 월 5,000만원이라는 설명

그는 이 글을 통해 개인정보의 일부만을 가리고 자신을 소개하며 “노무현이 전두환 그 개자식의  쌍판대기에 명패던질때부터~~노빠입니다. 이 나라 이 민족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노무현입니다. 그러나~ 노사모 활동이나 어떤 정당활동을 했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뭔 놈의 나라가 대통령 했던 사람을 저리도 구질구질하게 만듭니까?”라며 이 제안의 당위성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사실 처음이라고는 볼 수 없다. 작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 기록 유출 논란과 관련, 정치웹진<서프라이즈>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기록관 건립 프로젝트’가 제안되어 지금까지 1억 1천여 만원의 약정과 4천여 만원의 실제 입금이 있어 왔으나 지금은 소강상태다.

<서프라이즈>의 제안과 아고라 경방에서의 제안이 다른점은 물론 많다.  <서프라이즈>는 개인적 모금을 통해 공적인 영역의 사업을 해보자는 것이지만, 이번 카르키시아노프의 제안은 지극히 개인적인 제안으로 노 전대통령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도 무방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자금 모금이라는 것. 이는 그때그때의 상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 아고라 경방의 제안이 현실성과 즉시성에 있어서는 보다 진전된 제안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모금의 방법에 있어서도, <서프라이즈>는단발적인 방법을 채택했지만 카르키시아노프의 제안은 지속적(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실 때 까지)이다.

언뜻  ‘5,000명 × 10,000원 × 매월’이라는 목표가 상당히 어려운 목표일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호응으로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첫 제안 약 18시간 뒤인 세번째 글을 보면 이미  약 400여명의 약정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속도대로만 된다면 열흘 정도면 약정이 완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런 경험이 많이 있다. 예전 ‘친일인명사전’ 편찬과 관련하여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려 할 때, <오마이뉴스>를 통해 단 며칠만에 수 억원(내 기억으로는 5억 이상)이 모금된 바 있다. 작년 촛불이 뜨거웠을 때, 어느 부상자에 대한 모금 글이 올라오자 하루도 되기 전에 “너무 많이 들어와서 모금을 마감하겠다”는 글이 올라온 것도 보았다. 모두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 때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제 mbc다큐멘터리 사랑을 보고 많은 호응이 있었던 것과 같이, 분노, 사랑, 정의감과 같은 감정이 불붙으면 정말이지 물불 가리지 않는 것이 우리의 특성일지도 모른다.

암튼 카르키시아노프가 제안한 목표가 완성된다면, 노무현을 구질구질하게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구질구질한 놈’들이 되는 건 아닐까 싶다.  그 즐거운 상상에 나도 기꺼이 동참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생각이 있는 분들은 내가 위에 링크를 다 달았으니 클릭해서 아고라 경방 해당 글을 찾아가시길 바란다. <오마이뉴스> 같은 데 보도가 될런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설마 링크까지야 달아주겠는가.

2009.5.10. 04:10 추가 - ☞카르키시아노프님의 아고라 전체글 목록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