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어제 뉴스를 보며

olddj 2008. 2. 29. 10:40
신구건설 부도 모면

부도위기에 몰린 신구건설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지극한(?) 정성으로 살아났다.  <머니투데이>의 '신구건설 되살린 MB효과'라는 기사에 의하면 "두 은행은 몇차례에 걸쳐 결제 마감시한을 연장해 줬고, 영업 부지점장과 RM(기업금융담당자)이 신구건설 사무실에 눌러앉아 새벽까지 자금조달을 돕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우리은행은 담당직원의 실수(?)로 1차 부도처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단다. <머니투데이>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며 'MB효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머니투데이>는 27일 8시 37분 입력 기사 '신구건설 부도…여파 크지 않을 듯' 에서 최종부도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일상적(?)인 보도가 오보가 된 셈이다.

눈여겨 볼 것은 신구건설의 김성귀 회장이 이명박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는 것.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일반인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대 후원금액인 1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머니투데이>의 이복렬 기자는 "굳이 신구건설 구하기에 나선 은행들의 모습에서 은행주의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과 은행주에 등을 돌린 외국인의 마음을 일부 엿볼 수 있지 싶다"고 했다. 얼기설기 엮어서 생각해 보자면, MB효과와 은행주에 등을 돌린 외국인의 마음과는 관계가 없지 않다. MB노믹스의 첫작품까지야 아니겠지만, 우리은행의 행태에는 모골이 송연해지기까지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를 보도한 매체가 몇 되지 않고(뷰스앤뉴스,노컷뉴스 등), 그나마 은행의 비정상적인 처리나 이명박과 김성귀 회장의 관계에 대한 언급은 단지 <머니투데이>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명박의 거수경례


지난번 이명박이 취임식에서 거수경례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었는데, 가관이었다. 파파짱님 블로그의 포스트 이명박씨 거수경례하는 모습...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아무나 하나(2007. 5.25)를 비롯하여 몇몇 블로그에서도 이를 지적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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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선거운동 중에 어디를 방문해서 찍힌 사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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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에서는 참으로 갑갑한 장면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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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검색해 보니 '엄지 쫙 벌린 거수경례'라는 동영상도 돌고 있다. 이는 아마 어제 한 rotc임관식 행사였던 듯하다.
 

[Flash]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49544220080228153435&skinNum=1



(동영상이 플레이되지 않는다.  원래는 http://www.mncast.com/outSearch/mncPlayer.asp?movieID=10049544220080228153435&player=6 에서 플레이 되야하는데... 검열이 들어왔남? 검색화면을 캡쳐해서 넣는다.)
(지금은 된다. 2008. 3. 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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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 중 대다수가 인생의 황금기에 별다른 대가없이 군대를 갖다 오는 현실에서 아무리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알게 만들겠다"고 말해봤자 별로 귀에 들어 오지 않는다. 차라리 "군 생활을 보다 알차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낫지 않을까? 더구나 국군통수권자가 저런 얼빠진 자세로 경례를 받는다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예비역들이 비웃는다.  문제는 이명박 주변에 저 거수경례 자세 하나 바로 잡아주는 잉간이 엄따는 것.

언론도 마찬가지다. 저런 사진을 신문에 싣지 않는 것이야 이해한다. 그러면 글로 써서 좀 조지던지, 그것도 힘들다면 얼마든지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는 문제 아닌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꼭 저런 꼬라지로 거수경례를 해야겠는가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주변에는 돈많은 인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자기 의견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필요하다. 언론도 큰 흐름을 휘어잡고 가기 보다는 디테일한 측면에서 기본을 따져야 옳다. 거수경례도 그 중 하나다. 나는 이명박의 극렬 반대자 중 하나지만 저런 매가리없는 거수경례의 모습이 외신을 타고 전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참고로 노무현의 거수경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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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찐대~!

므흣

이명박의 '파격'

어제 연합뉴스 기사 <李대통령, 첫 軍행사 참석 `파격'>를 보면, '파격'에 대해 아주 좋은 뉘앙스로 적어 놓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의자 2만개를 준비하고 배열하고 치우는데 들어간 인력, 경비를 감안한다면 '불필요한 장식'이 사라진 것 만큼 '실용적'이었는지 의문이다. 군인은 군복을 입고는 우산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명박은 알까? 졸업생들을 앉히고 임관식을 거행한다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다. 거기다가 학부모들과 악수를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바람에 차량까지 약 150m를 이동하는 데 무려 15분이나 걸려 경호팀을 아연 긴장케 했다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잊을 정도다. 이명박은 취임식 뒤에도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느라 예정 시각보다 20분 늦차량 행렬이 서울광장으로 들어서는 등 개념없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

'사정 빅5'가 모두 영남 출신이라는 것도 그렇다. 이건 파격을 넘어선 (나쁜 의미의)상식의 파괴라고 볼 수 있다. 빠른 길을 가려다가 오히려 많은 길을 더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노골적인 편중은 어느 조직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

'형식에서 내용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또 일국의 수반이면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노무현 컴플렉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이런 파격은 가려서 해야 할 일이다. 노무현은 퇴임하고 고향에 가는 열차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얼마 전까지 참여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하려 했는데 그것은 얼마 안 가면 밑천이 떨어진다. 새 정부는 오늘 취임사에서 말한 대로 스스로의 비전과 전략을 갖고 창조적인 정책과 정치에 매진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말하면 좀 들어라, 이거뜰아.


그가 벌써 그립다

어제 인터넷에서 본 것 중 몇 가지를 생각나는대로 늘어놓아 보았다.
알아서 기는 은행, 거수경례 하나 지적해서 고치지 못하는 인력 풀, 인기 영합적인
차별화와  파격, 실용을 빙자한 편파 인사...

오늘이 이명박 취임 5일차이다.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총체적 난국'정도가 아니라  '파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한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가 기본이 없는 정권이다.
새삼, '딴'나라당이라는 별칭이 이유없이 나온 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래서 생각나는 '그'의 말.

만일에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일동 웃음 및 박수)
민주주의의 일반 원리로 보면 정부는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그럴수록 민주주의가 점차 발전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막상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해 보니까 아, 이게 좀 끔찍해요. (웃음, 일동박수) 무슨 일이, 무슨 일이 생길까, 한나라당이 무슨 일을 할까 이것을 예측하자면 한나라당의 전략을 보아야 되는데 한나라당의 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웃음)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놓는 일은 거의 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과 행동, 말과 행동이 다른 주장이 너무 많아서 종잡을 수 없고요, 한가지 분명한 것은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 노무현 참평포럼 강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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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 이 끔찍한 시대에... 언론은 엉뚱한 곳만 쳐다보고 있다.

아무튼 나라도 두 눈이나 부릅뜨고 살아야겠지?

잠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