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문국현의 <월간조선>판금 가처분 신청 시점은 도대체 언제인가

olddj 2007. 10. 10. 06:10
자초지종

글을 쓰려니 좀 황당하다. 손이 발발 떨린다.

어제[각주:1] 문국현에게 질의 형식으로 글을 하나 썼다. 장문으로 썼고 인용을 위해 이곳저곳 검색하느라 시간 품도 제법 팔았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9월20일과 9월 21일의 각종 보도에 의하면 '월간조선의 보도가 완전 날조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과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소송을 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당시의 어느 인터뷰에서는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은 이미 내었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8일) 보도에 의하면 문후보께서는 10월 8일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었다고 한다. 20여일이나 지난 뒤이다. 법률에 문외한이지만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월간 잡지라는 것이  다 그렇듯, 재판을 찍지 않는 한 '출판'을 할 일이 없을 텐데, 그럴 때는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하고 이제 서점에서 들어가고 11월호가 나올 때가 다 되었는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다는 것은 전혀 실효성이 없는 것이 아닌가. 왜 그런가? 내가 뭔가 잘못알고 있는 지도 모르니 그렇다면 좀 가르쳐 주시라. 월간조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이렇게 요약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원글을 지우고 <내용 삭제 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복사도 하지 않았냐고? 하지 않았다. 왜냐면 문국현 홈에서  [보도자료]9/21 월간조선사 형사고소 및 판매금지가처분 신청마쳐라는 글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철썩 같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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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검색에는 아직 어제 쓴 글의 쿠키가 남아있다. 클릭하면 사과글이 나온다. 글 자체를 아예 삭제하고 사과문을 따로 올리려다가 대체시킨 이유는 이렇게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다.


설마 <보도자료>가 거짓이겠나

어제는 네이버만 검색했는데 오늘(9일)은 다음을 검색하다가 문국현, 월간조선사 고소장 제출이라는 기사를 발견했다. 앗차싶었다. 계속 그 근거를 찾아(왜냐면 보도된 곳이 저거 하나 뿐이고, 그 사이트가 좀 거시기해서 - 그 사이트 맨아래에 "본 사이트에 실린 기사는 글쓴이의 견해를 나타낸 것이며, 시사포커스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라고 되어 있다. ㅠㅠ) 결국 문국현 홈페이지>브리핑룸>성명논평에서 보도자료을 찾고 나서, 혼자 있는데도 얼굴이 벌개졌다. 그래서 서둘러 지우고 사과의 글로 대체한 것이다. 설마 보도자료가 거짓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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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이에 따라 문국현 후보는 9월 21일, 고소대리인 법무법인 창조(박오순 변호사)를 통해 월간조선 이상철 대표이사와 송승호 기자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하였다. 또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잡지발행판매반포 등 금지 가처분신청'도 함께 신청했다."고 나와 있다.

아무튼 블로깅에 대한 의욕 상실, 삶에 대한 회의, 죽음에의 충동 같은 것들을 느끼다가, 새벽에 사과문을 따로 올릴까하여 컴을 열었다. 우연히 다시 검색을 하게 되었는데 거의 모든 보도가 10월 8일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극히 일부 기사는 '8일 서울 중앙지법에 의하면'이라는 표현이 있기는 했다.) 더구나 월간조선 사장과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에 관해서는 어떤 보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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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검색화면. 8일 이후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고, 명예훼손 소송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참 이상했다. 아니 수상했다. 9월 21일이 맞는 것인가, 10월 8일이 맞는 것인가. 9월이 맞다면, 기자들은 news를 보도한게 아니라 olds를 보도한 것 아닌가. 10월이 맞다면 9월의 보도자료는 완전 날조 아닌가? 따지고 보면 내가 쓴 원글에서 잘못된 내용은 없지 않았나? 존나 억울했다.


이게 뭔 말이래?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월간조선이 문 후보 측에 공보담당하고 얘기를 나눴다고 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아까 말씀하실 때 우리 측에 한마디라도 물어봤으면 그런 소설은 안 나왔을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 문국현 / 대선후보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한마디 이상을 한 것 같습니다. 즉 문 후보 측의 공보담당과 얘기 나눴을 때에 그때 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소설이 안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그런데 공보담당이 문 후보 역시 잘 모를 것이다 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 문국현 / 대선후보  :
아니, 이게 발행된 다음에 책을 보고 이걸 회수해달라고 그러는데 아마 발행한 다음이기 때문에 회수하기가 힘이 들었는지 몰라도 사실이 아니다 라는 걸 유한킴벌리 라는 회사에서도 회사 이름으로 해주고 저희 쪽에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정정보도를 했는데 그 양반들이 그걸 고칠 방법이 없었거나 그런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기사가 나오기 전에는 전혀 접촉이 없었다는 말씀인가요? 
 
☎ 문국현 / 대선후보  :
그렇죠. 제가 알기로는 전혀 없고 저는 더더군다나 없었고 이제 다만 월간조선을 그렇게까지 가처분까지 안 하고도 할 방법이 없을까 저희가 고민했던 건 제가 거기서 세계 최고, 그러니까 한국 최고 글로벌 CEO 상[각주:2]  을 6월 달인가 7월 달에 받았거든요.[각주:3] 그래서 상을 받은 데라 좀 어떻게 좋게 처리해주려고 그랬는데 그 양반들이 어떻게 이걸 회수할 방법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상을 받은 데다 가처분하고 손해배상청구하게 됐는데 제 피해는 몇 십 억도 더 됐을 것 같은데 손해배상 해주면 그게 시간도 걸리고 몇 억도 안 될 수도 있다고 그러네요. 선 공격을 누군가 뒤에서 사실이 아닌 것을 이렇게 했기 때문에 최소한 물어보고 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이걸 발행하려면 한 달 전에 원고 준비했을 것 아니겠어요. 그러면 그때 여러 번 물어봤어야 되는데 한 번도 안 물어보고 당사자 확인도 안 하고 이렇게 했다는 것은 아주 악의적인 거라 한쪽에서는 상 주는 부서가 있고 한쪽으로는 음해하는 부서가 있고 그런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누군가 의도를 가졌다는 표현은 어떤 생각으로 하시는 말씀인가요? 
 
☎ 문국현 / 대선후보  :
이제 후보가 되자마자 이렇게 된 것 보니까 뭔가 자료를 준비해놨다가 거짓으로 해놓고 일단은 투표할 때까지는 자기네가 시간을 끌면서 자기네가 해명하겠다, 해명하겠다, 그러면서 일단 이것이 정정보도도 나중에 나도 조그맣게 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정정보도를 못 본 많은 사람은 그 사람이 돈 많이 받았나보다, 물론 돈 많이 받았다는 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국인이 외국에서 그만큼 벌어왔다면 좋은 걸 수도 있겠죠. 그런데 포기한 사람으로, 이걸 받기 위해서 날짜를 조정했다, 이런 것은 완전히 날조인데다가 이미지가 나쁘게 될 수가 있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10월 9일 인터뷰 중


위 인용 대화내용을 몇 번이나 읽었는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굵게 표시한 부분은 손석희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어울리지도 않고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다만, 10월 8일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 거의 맞다고 믿어지게하는 멘트이다. 그렇다면 어제 내가 쓴 글이 맞았을 뿐만아니라, 매우 정확했다는 건데... 또 9월 22일 보도자료는 완전히 거짓?

<월간조선>의 기사를 보지도 않았고,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어제 글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썼다), 자꾸만 수상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위 <손석희 시선집중> 링크를 클릭하면 지지율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하고 있는데, 예전에 내가 썼던 글 가운데도 있지만 뭔가 정확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또, 월간조선의 보도내용이 날조라면 "이제 다만 월간조선을 그렇게까지 가처분까지 안 하고도 할 방법이 없을까 저희가 고민했던 건 제가 거기서 세계 최고, 그러니까 한국 최고 글로벌 CEO 상을 6월 달인가 7월 달에 받았거든요. 그래서 상을 받은 데라 좀 어떻게 좋게 처리해주려고 그랬는데..."라는 말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어제도 인용한 글에서 김동민은 이렇게 주장한다.

문국현 후보에 대한 기사는 완전한 날조다. 중요한 것은 문국현 후보의 대응이다. 이미 '출판물에 대한 명예훼손 형사고소'와 '잡지발행판매반포 등 금지 가처분신청'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판매반포를 차단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허위보도에 의해 실추된 명예는 온전히 회복되지도 않는다. 그러니 조선일보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하고 투쟁에 들어가야 한다.

<데일리 서프라이즈>9월 22일  문국현 헐뜯는 월간조선 10월호의 ‘화려한 조작’

아무튼 좀 더 두고 볼 밖에 없겠지만, 억울해서 또 다시 손이 떨려온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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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8일. 지금 시간은 10일 새벽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 어제와 그제가 혼용되어 쓰일런지 모르겠다. 양해하고 알아서 읽어 주시삼. [본문으로]
  2. 정확히는 '2007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사회책임경영 부문)'이다.수상자는 문국현 포함 24명이다. [본문으로]
  3. 6월 24일에 선정되고 26일 전경련 회관에서 시상식이 있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