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3불정책 단상

olddj 2007. 4. 16. 01:45
지난 주 <추적 60분>에서는 EBS강의를 매우 폄하하는 듯한 내용이 방송되었다. EBS를 폄하하는 것 까지야 앞으로 잘 하라고 그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노골적으로 사설 인터넷 강좌 <메가스터디>를 띄우는 폼이 매우 수상했다. <추적60분>의 시청자게시판에도 나와 같이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근데 왜 <추적60분>은 <메가스터디>를 익명처리하지 않았을까?)

무리한 연결이겠지만 강동순 사태와 맞물려서 KBS의 공영성, 태생과 한계, 정치성 등을 생각케 한 프로그램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나 출연한 학부모, 전문가, 학생까지 모든 사람들이 심오한 철학을 가졌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었으며, 편집의도가 몹시 의심스러웠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했던, 우리 아이들이 하는 '공부'라는 것이 '입시'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상당히 기분 나빴다. 집단무의식의 일종이겠지만, 더 서열화시킬 건덕지가 뭐가 있다고 비교 자체가 불공정한 두 개를 놓고 좋니 나쁘니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구나 EBS는 생각하는 이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방송이다. 문득 생각나는 것만 해도 5분짜리 프로(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군...), 스페이스 공감, 매년 일주일씩 하는 다큐축제... 뭐 이런 것들이 우리 정신세계를 살찌워주고 '인간과 짐승이 다른 점'을 일깨워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그거야 그런 정도로 넘어가고.

'3불정책'에 대한 방송사들의 움직임이 이상하다. 오늘 MBC를 보니 여론조사를 또 한 모양인데, 이런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3불정책의 장단점이나 세부적인 내용, 역사적 흐름 같은 것을 알 리가 만무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여론조사를 빙자한 '극도의 선정성'에 불과한 것이다. 솔직히 전화 여론조사하면 응답율이 몇 %인지, 문항의 배치는 어떠한지, 문항의 내용은 사람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는지를 검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그 결과를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다.

중앙일보는 사교육 시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신문 광고를 보면 교육 관련 광고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앙일보는 에듀 뭐 어쩌고 하는 사업체도 있고, 미래 독자로써의 어린이나 학생들을 십 수년 전부터 NIE로 잡아 두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조중동(조선이나 동아도 마찬가지)의 패악질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앞날은 어둡다.

얼마전 식당에서 중앙일보를 보니 '서울대 합격 숫자'로 그 고등학교의 우수성을 재단하던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 '다른 기준이 없지 않느냐?'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기준은 분명 있다. 조중동 KBS, MBC(SBS는 말 할 것도 없다)에서 그리 몰아가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산다. 소수의 장삿속이 다수 대중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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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글을 쓰려고 손가락을 든 것이 아니었다.^^ 쓰려고 하니 한도끝도 없을 것 같고 해서 이만 쓴다.

엊그제 캡쳐해 놓은 네이버 댓글을 매달면서 아쉽지만 마친다. 昨醉未醒이라서.^^/



뭐가 잘못 되었는지 캡처 그림이 안 보여서 바로 링크한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25&article_id=0000654039&section_id=102&menu_id=102&m_sort=rec&m_page=1&m_view=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