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중국보다 부패 심하다는 문국현 말 확인해보니…

olddj 2007. 9. 12. 06:32
더럽게 개편된 <오마이뉴스>에 들어가보니  문국현이 손석춘과 대담한 기사가 났는데, 거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 부패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강조하기에 묻는 것인데 부패는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줄지 않았다. 우리가 중국보다 오히려 부패가 심하다고 지난 3월에 세계적으로 발표가 났다. 우리는 (국가경쟁력이) 중국의 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소위 '기자 출신' 손석춘은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우리나라 기자들 대선배가 대충 이 정도다. 자기가 잘 모르는 사실이 나오면 캐물어야 할 것 아냐. ㅠㅠ

무슨 '세계적으로' 난 발표를 내가(--;) 모르는게 있나 싶어서 한 번 찾아 보았다. 한경 비즈니스 590호에 난 문국현 인터뷰로 보아  홍콩의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PERC)가 발표한 아시아 13개 국의 부패지수 순위를 말하는 게 확실하다. 원문 리포트를 보려고 그 페이지에 들어 갔더니 id하고 pw가 필요하군. 이건 '발표'가 난 게 아니라 아는 넘만 알라는 거잖아.[각주:1] 하긴 perc의 자료도 아래 TI의  CPI에 포함되기는 하는 모양이다만.

검색하여  한국일보 기사를 보니  아래와 같은 표와 함께 비교적 자세하게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한국일보도 기사 제목을 '한국 부정부패, 中보다 심하다?'라고 '?'를 붙여 놓을 정도로 이상하긴 이상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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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6.30인데 중국이 6.29다. 0.01차이로 한 등수 밀린다. 5위 대만(6.23)과 8위 우리나라와는 0.07차이이다. 참 많이도 차이난다. 또 이건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부패'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거나, 있더라도 모호할 수밖에 없다.[각주:2] 위의 경우는 각국 기업인들 간에 교차평가한 것인지, 자국 기업인들이 평가한 것인지 조차도 모호하다.[각주:3] 혹시 문국현이 이 설문에 패널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러한 통계가 잘못 쓰이는 예를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예전에 얼토당토 않는 '경쟁력지수'에 대한 글도 몇 번 썼다. (아래 링크 말고 더 있었는데 찾아지지가 않는다.)
퐝당한 시추에이션-정부 경쟁력이 뭐 어떻게 되었다고? | 2005/09/06
퐝당 시츄에시션, 그 이후.. | 2005/10/06

알다시피 wef 같은데서 우리나라 경쟁력을 평가할 때, 기업가들의 설문에 의존하는 항목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음으로 전체 경쟁력 점수가 낮게 평가된다. 그 중에도 특히 노사관계 혹은 노사분규 항목에서는 늘 아주 낮은 점수를 얻는다. 노동조합 조직율이 12%밖에 안되는 나라에서 이 무슨 해괴한 설문결과란 말인가!(자국 기업인들이 평가한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중국과 비교한 근거가 객관적이지 않은 애매한 통계라는 것이다. 이는 문국현이 가지고 있는 '기업가적'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때되면 한번씩 '위기설'을 퍼뜨리는 이건희처럼.

<국정브리핑> 기사 중 일부를 인용한다. 박스 아래 인용처를 클릭하면 원문이 나온다.
아직 갈 길 먼 우리나라 신뢰·투명지수

베를린 소재 반부패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96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도 한국의 투명성은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CPI 10점이면 가장 깨끗함을 나타내는데 한국은 지난해 5점대(5.1)에 진입했다. 과거보다는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조사대상 163개국 중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은 대개 20위권 내에 있지만 한국은 42위이다. 저개발국가인 요르단(40위), 바레인(36위), 부탄(32위)보다도 후순위다.

또 국제경영개발원(IMD) 발표에서는 뇌물부패 항목이 2004년 42위(2.9점)→2005년 33위(4.4점)로, 세계경제포럼(WEF) 부패부문 평가에서는 2004년 51위(4.7점)→2005년 47위(4.9점)로 향상되고는 있으나 세계 11위 경제강국의 면모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치다.

(국정브리핑 2007. 7.26 이제 ‘청렴’이 경쟁력이다 중에서)

국제투명성기구(TI)이 페이지에 위 내용이 나오는데 중국은 3.3으로 70위에 랭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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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를 매긴다는 건 필요악일지 모르나, 나는 기본적으로 등수놀이를 거부한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조중동을 비롯한 많은 언론들이 여론조사나 통계를 왜곡하여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여 정부를 공격하였다.

perc의 <기업인들의 체감 부패지수>가 중요한가, 손석춘이 느끼고 질문하듯 국민 전반의 인식이 중요한가. 킴벌리클라크 본사가 해외지사들을 평가할 때는 단지 0.000001%라도 차이가 나면 그걸로 순위가 매겨질 뿐일 것이다. 그러나 그 미미한 숫자를 침소봉대식으로 해석하여  절대평가 되어야할 인간의 관념이나 인식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면 안 된다.

그건 조중동이나 하는 짓이다.






  1. AFP통신발 기사로 확인됨. [본문으로]
  2. 참고 블로그 기사 여기 클릭 [본문으로]
  3. 오늘(2007.9.13) 확인해보니 각국에 근무하는 외국기업인을 대상으로 응답자가 근무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평가임. http://blog.naver.com/kicac/8003767889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