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중앙일보는 '논설위원 선택제'를 실시하지 그러셔

olddj 2007. 2. 28. 16:17
 애초에 중앙일보의 보도는 이랬다. 사실을 전하면서 대체로 비판적인 의견에 중점을 두고 보도했다는 느낌이다.

서울 충암고 `담임 선택제` 파문 [중앙일보]
올 신입생 대상으로 … 교사들도 반발 2007.02.23 04:52 입력


사실 위 기사는 쿠키뉴스가 최초 단독 보도한 내용을 요약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단독] 학생이 인터넷으로 담임 선택 ‘충암고의 실험’…찬·반 팽팽 [쿠키뉴스] 2007.02.22. 18:16

이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 안팎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더구나 충암고하면 꽤나 사학비리가 정착한? 학교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가. 대충 그간 언론보도의 흐름과 충암고등학교 홈페이지를 훑어보니, 비리사학의 물타기식? 언론플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제하의 각 언론사 기자들이 심층취재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다음에 기사를 쓴 것이 아니라, 학교 측 ‘보도자료’수준의 언질만으로 기사를 쓴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그런걸로 손석희는 인터뷰까지 한 모양... 쯪)

언론이 ‘비리’와 같은 내용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어떤 소스에 의해 일부분을 선정적 이슈화하는 ‘물타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허위 과장 가공된 보도를 기정사실화하여 그를 바탕으로 추가로 의견을 개진할 때에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 정보의 일부분만을 인식한 채 사설이나 칼럼을 쓴다는 것은 한마디로 ‘선무당이 사람 잡는’식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거’ 혹은 ‘증거’가 중요한 것이고, 애매한 사항에 대해서는 ‘복수의 취재원’을 확보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닌가. (복수의 취재원이라도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백 명이라도 단수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그렇지 못하다. 아래와 같은 사설로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나의 확신이다.) 어떤 때는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뭘 어떻게 알고 사설이나 칼럼을 쓰는 것일까, 이 사람들이 과연 제정신일까’를 심각하게 생각한 적도 있다. (나의 그 결론은… 상상에 맡긴다.^^)

[사설] 학생의 담임교사 선택 신선하다    2007.02.24 00:10 입력  

[이훈범의시시각각] 충암고 선생님들에 박수를   2007.02.26 20:39 입력 / 2007.02.27 05:30 수정  

이훈범 논설위원은 전공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중앙일보에 입사해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이력이 있다.

중앙일보 편집국 국제부 기자(99),
주말팀 차장대우(2001),
주말팀장(2005.7),
현직(2006.7)

입사 2년 만에 차장대우가 된 것으로 보아 경력 혹은 경력인정 입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입사한 이후 <교육>과 관련해서는 별 이력이 없다. 즉, ‘선무당’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글의 내용이 천박하기 이를 데 없다.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고급 레스토랑과 밥풀떼기 식당’의 비유를 보고 므흣한 웃음을 지었을런지 모르지만….


앞서 나는 충암고의 언플일 가능성이 많다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충암고등학교 홈페이지의 <동문회 자유게시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 와 있다.

허울뿐인 담임선택제가 아니라 비리사학 혐의부터 벗어나야(충암고 홈페이지 동문회 게시판)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십시오! (충암고 홈페이지 동문회 게시판)
“제가 어제 학교홈페이지의 메인화면 [학교소식]에 올린 글을 학교가 한마디 사전 양해도 없이 임의로 삭제하였던 두 번째 글입니다. 저는 충암고등학교 재직교사입니다.
학교 측은 그동안 줄기차게 교사들의 의견에 대해 무반응하거나 무시해왔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조선일보 인터뷰기사를 보았습니다. 기사 내용이 사실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6개월 전부터 공을 들이고 1학년 담임을 맡게될 선생님들 면담을 시작 했다구요?(다 내정되어 있었다면 담임희망서는 왜 받았지요?) 전교조 교사들이 반대를 했다구요?(언제 반대할 기회나 주셨나요?) 결국 선생님 모두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구요? 언제 공식적인 논의 한 번 있었나요? 아니, 오늘 이 시간까지 충암교사들에게 공식적으로 언제 담임선택제에 대해서 공지한 적이나 있었나요? 무엇이 진실인지 다 알고 있는 충암교사들을 코앞에다 두고서 이렇게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도 되는 것입니까? [학교소식]란에 대한 저의 글쓰기 권한을 박탈당했기에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

이훈범은 잘못되고 왜곡된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선생님들에게 칭찬하고 있는 꼴이다.(제목을 기억하라. ‘선생님들에게 박수를’이다.) 조선일보의 왜곡된 확대재생산에 ‘절씨구’하며 반푼수 자본논리를(제대로된 자본논리가 아니다!) 들이대는 짓거리라니!
이훈범의 칼럼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오래전부터 대한민국 선생님들이 그래 주길 바랐다. 이번 소식이 전해진 뒤 충암고에 격려 전화가 쇄도한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다. 충암고 선생님들은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작이 가장 어려운 법 아닌가. 물론 과거에 비해 몸이 고단할 수 있다. 스트레스도 더할 터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이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고품질 교육을 이끌어 내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점만은 자명하다. 그 선봉에 선 김 교장과 충암고 선생님들의 분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훈범 논설위원 자신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글을 썼는지 다시 한 번 잘 읽어 보기 바란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할 밖에…

그리고 이참에 중앙일보의 논설위원도 기자들이 선택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
글에서 ‘충암고’를 ‘중앙일보’로, ‘교장’을 ‘사주’로, ‘학생’을 ‘기자’로 바꾸고 몇 단어만 추가하면 그런대로 읽어 줄만한 내용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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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을 하다보니 ‘충암고는 충암 교도소로 불린다’라는 말이 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