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미디어오늘>에 난 김창룡교수의 글을 보고

olddj 2005. 7. 6. 01:10
엊그제 <미디어오늘>에 뜬 아래의 글을 읽고 뭔가 쓰려다가 요즘 좀 쓸데없이 바쁘기도하고, 교수들이야 쓰면 다문 얼마라도 고료가 있겠지만 나같이 걍 맘대로 씨부리는 넘에게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쉬워서 이제야 손구락을 들어 본다. 평소에도 진중권이 독일 이야기를 하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쪼그라들고, 변희재같은 넘이 무신 포털이니 인권이니를 씨부리면 칵 처박고 싶어도 그야말로 시간도 없고 돈되는 일도 아니니 이리저리 넘어간다. 천성이 게으르기도 하고 말이다.

김창룡교수가 이상한 칼럼을 썼는데, 거기에 답변이나 토론을 하려고 하면 사실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좀 망설이다가 쓴다. 더 이상의 댓글토론 같은 것은 하지 말자라고 내 스스로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다만 집에 프린터가 고장이 나서 원문을 뽑아들고 보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쉽네.

김창룡 교수는 이런 말로 그의 글을 시작한다. "총리와 언론사 사장단의 모임이 잦아지면 언론자유의 경종을 울려라."라는 말. 이게 영국의 저널리즘 스쿨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란다. 내가 국수주의자도 아니고 만약 민족주의자라도 짝퉁일테지만 2005년 한국의 현실과 어느 정도 부합되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의 사안과는 전혀 무관하다. 왜? 영국의 경험칙을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최소한 낯설거나,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영국가서 살아라"는 얘기 밖엔 할 수가 없다. 더구나 경우도 너무 다르고 말이다.

김창룡교수는 3가지를 들어서 노무현이 <한겨레>에 1,000만원 발전기금 낸 것이 잘못되었다고 하였다. 사실 이 인간 이 지경으로 헛소리할 줄은 몰랐는데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마구 욕질을 하고 싶지만 자근자근 참으면서 이야기 해 보겠다.

우선 노무현이 던진 돈이 촌지라고 한다. 김창룡교수는 촌지를 받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다. 아니면 촌지가 무언지도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 그건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게 왜 촌지인가? 물론 자기도 자신이 없으니 앞에 '일종의'라는 말을 붙였겠지. 촌지라는 것이 그리 오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다. 촌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논리라면, 대통령의 한 달 월급 중 천 만 원이 촌지가 아니라, 밥퍼 최일도 목사의 100원짜리 밥손님들이 낸 몇 백만원이 촌지인 것이다. 그들은 그 100원이 모인 몇백만원을 <한겨레>에 내는 데 동의 했다는 거 아냐. 그럼 양식과 양심이 있는 <한겨레>의 직원이라면 누구에게 더 매리트를 줄까? 이익이 있는 곳에 촌지있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고, 과거는 현재를 푸는 열쇠이다.

그리고 김교수는 '특정신문'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이야기하기에는 좀 <한겨레>에 미안하지 않을 지 모르겠다. '특별한 신문'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왜냐면 <한겨레>는 세계에서 희귀하게 보는 국민주 신문이다. 일부 언론학자, 일부 기자들에게는 모든 신문이 똑같은 경우로 보일 지 몰라도 2005년을 사는 대한민국의 <한겨레>독자들은 그런 생각이 아니다. 누가 고차원적으로 생각하는 지는 스스로 판단해 보라. 조중동과 같은 찌라시들과 <한겨레>를 어찌 같은 밸류에서 보나? 언론학자 맞아?

조금 더 부연하자면, 불공정행위와 독과점, 정권과의 유착, 재벌과의 유착 등으로 커나온 우리의 조중동이 있다. 그러한 불공정이 수십년 이어온 현재에 아직 마이너로 고생하는 국민주 신문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그대는 과연 중립적인 생각인가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최소한의 객관적이지도 못한 것이다. 선의를 악의로 해석하는 것은 조중동의 여론장악력에 주눅든 불쌍한 언론학자를 떠올리게 한다. 아니, 그 자체로 조중동이다.

그리고 "현직 대통령에게 개인자격은 없다. 대통령의 개인자격 운운은 가정생활 테두리 안에서의 행위로 한정된다." 이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지 모르겠다. 이거야 말로 시정잡배나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이 했으면 이해할 말인 것이다. 웃긴다. 이 양반.^^ 노무현과 박정희를 혼동하고 있나?

두번째로 든 것이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영향이다. 노무현이 불우이웃돕기(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를  1,000만원하면 고위공직자들이 우수수 따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가? 아까 얘기했지만 양식이 있고 양심이 있다면 그런 것에 휩쓸리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에는 그 반대가 아닌가 말이다. 카스라 총리를 예로 든 발상이 아주 참신하기는 하되, 그건 개를 설명하면서 소를 그리는 형국이다. 교수가 이거 밖에는 안되나? 정말?

조선일보에 대한 소송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건 앞의 '개인'의 문제와도 연결되고 '주눅들은 언론학자'와도 연결된다. 도대체 법적 도덕적인 자신감이 없는 대통령을 원하는 것인가? 단지 정치적인 면을 이야기하려면 정치학자가 해야지, 언론학자가 왠 일인가? 길 가다가 껌 줏었나? 그건 강준만에게도 할 말이기도 하다.

부시가 조선일보의 탈북출신 강 모 기자를 만나서 40분 환담한 것에는 어찌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 조선일보의 기자가 럼스펠트가 탄 비행기에 국내 기자로 유일하게 탑승한 것, 조선일보의 첫 면이 부시 매시지로 장식된 것, 중앙일보 기자가 '종군기자'라면서 이라크 부근 미 항공모함 탑승기를 쓴 것 등등은 무슨 정언유착이란 말인가. 그런 것이야 말로 유착이고, 촌지고 뭐 그런 거라고 플렉서블하게 이해 못하나? 참...^^

세 번째는 한겨레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치셨는데, 혹시나 그게 어긋나면 어쩌나 싶어서 고민을 많이 하셨구먼.^^
거기에 저주스런 악담을 퍼 부으면서 말야.. "서구에서 최고권력자와 언론사 사주들의 모임이 잦아지면 언론자유가 훼손되는 일이 있었음을 역사적으로 입증됐다" 이게 이번<한겨레>의 경우와 최소한의 유사성이 있는 것인지는 스스로 글을 다시 읽었으면 한다. 사태도 다시 파악해 보고 말이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없다. 더 쓰고 싶어도 도무지 이 양반의 의중은 오로지 자기 경험이나 지식에 의한 편협한 생각으로 결론을 정해 놓은 상태에서 가져다가 끼워 맞추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예를 든 것이 그렇고 현실에 대한 시각이 그렇다. 세 번째도 길게 쓰고 싶었지만 밥맛 떨어져서 그만 쓴다.

참...
<미디어오늘>에서 글을 보았기에 많이 자제한다. 매체의 신뢰란 이리 중요한 것이다.


"총리와 언론사 사장단의 모임이 잦아지면 언론자유의 경종을 울려라." - 김창룡